“어릴 적 야구만화를 보면서 키워왔던 꿈이 현실로 됐습니다.”
게임 업계 ‘맏형’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막내’로 첫발을 내딛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31일 창원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김 대표는 “야구만화 ‘거인의 별’을 보며 시작된 야구에 대한 동경이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다”며 “비록 야구선수가 되지 못하고 게임 사업에 투신했지만 한국 프로야구, 야구 영웅들을 보며 외환위기 등 힘든 시기를 용기 있게 헤쳐 나올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 야구단의 사회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2009년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WBC 우승을 보며 구단주의 꿈을 키웠다”며 “야구로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훌륭한 야구인을 배출할 수 있는 역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창단 배경을 밝혔다. 또 “구단주로서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야구단이 목표”라고 말했다.
유영구 KBO 총재는 31일 창원시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게 프로야구 제9구단 승인서를 전달하며 창단절차를 마무리했다. 유 총재는 “오늘은 프로야구사 30년에 아주 뜻깊은 날”이라며 “엔씨소프트가 나머지 8개 구단에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택진 대표는 “이제부터 엔씨소프트의 고향은 창원”이라며 “경남 연고 기업으로서 지역민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겠다”고 화답했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시즌 종료 이후 선수단을 꾸려 2012년 2군을 거쳐 1~2년 안에 1군에 합류한다. 창원시는 2012년까지 마산 야구장을 리모델링해 엔씨소프트의 홈구장으로 제공한다. 또 이와 별도로 새로운 야구장 건립을 추진한다. 야구단의 명칭은 공모 방식으로 결정한다. 오는 11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받으며 이 가운데 호응이 높은 명칭으로 이름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1997년 3월 설립된 게임 기업이다.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이 대표작이다.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은 국내 최고 수준을 넘어 세계 정상 수준으로 평가된다. 북미·유럽·중국·일본·대만 등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2010년 6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약 5조4000억원이다. 김택진 대표는 포브스 선정 ‘2011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창원(경남)=김시소기자 siso@etnews.co.kr
-
김시소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