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모델 지젤 번천은 2008년 P&G 제품 광고를 찍으며 모델료로 달러 대신 유로를 요구했다. 같은 해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국제 통화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 결제 통화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도 2008년 초 유가 급등에 원유 결제 통화를 달러에서 유로로 바꿀 것을 촉구했다. 달러를 기피하는 일련의 사례는 세계의 기축통화로 군림했던 달러의 초라한 모습이다.
신간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달러의 몰락이 피할 수 없는 문제며 시간문제라고 주장한다.
“최근 중국 경제는 급성장했지만 미국 경제는 별다른 성장을 이룩하지 못했다. 갈수록 중국 경제는 강성해지고 미국 경제는 시들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라는 미국 정부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했던 중국에서 돈을 빌려 쓰게 됐다.”
저자는 책에서 금융위기로 인한 주식시장 붕괴, 실패로 돌아간 구제금융, 산더미 같이 쌓인 연방 정부의 빚 등 현재 미국이 봉착한 위기를 설명하면서 점차 하락하고 있는 달러의 위상을 주시한다.
동시에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현대의 우리가 취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도출해낸다. 달러의 기초체력이 얼마나 허약한지, 미국의 통화시스템이 얼마나 심각한지 분석한다.
“50년 전에는 미국이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지금은 무역수지 적자가 30여년간 계속되면서 막대한 규모로 커졌다.”
저자는 달러 붕괴가 어떻게 일어나고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이 과정에서 미국의 가장 큰 채권국인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등을 예측하며 필연적으로 일어날 달러 몰락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안내한다.
나아가 달러 폭락기에 어떻게 하면 개인이 자산을 잃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지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찰스 고예트 지음, 권성희 옮김, 청림출판 펴냄, 값 1만5000원.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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