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여파로 30일 서울, 춘천, 강릉 3곳에서 방사성 물질이 추가로 검출되면서 국민 불안감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 비가 내린 서울과 춘천에서는 빗물 속 방사성옥소(I-131)가 2.48베크렐/ℓ이 검출되면서 수돗물 안전성에 대해서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전국 12개 지방측정소에서 대기에 떠다니는 방사능을 측정한 결과, 서울, 춘천, 강릉 등 3개 지역에서만 극미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30일 밝혔다.
세슘은 모든 지역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며 방사능 요오드의 양도 전날 발표한 결과치보다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KINS는 지난 28일 비가 내린 서울과 춘천지역의 빗물 시료를 분석한 결과, 방사성세슘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방사성요오드가 검출됐다. 서울의 경우 1차 측정에서는 리터당 2.48베크럴(Bq)가, 2차 측정에서는 1.79Bq가 나왔다. 춘천은 1차와 2차 측정에서 각각 0.346Bq, 0.308Bq가 검출됐다.
이동명 KINS 방사능탐지분석실장은 “평소 빗물에서 요오드가 검출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현재의 검출 수치가 어느 수준인지는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정밀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만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대책법 시행령’에 근거하면 오염지역의 음식물 섭취를 제한다는 기준은 식수와 우유의 경우 리터당 100베크렐”이라며 “서울 지역에서 검출된 2.48베크렐은 기준의 40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국 지방측정소의 경우 방사능물질이 내뿜는 알파, 베타, 감마 방사선 가운데 감마선만 주로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나머지 방사선 핵종의 한반도 오염여부에 대해서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방사선량이 요오드와 세슘, 제논, 큐리, 라드, 그레이 등 방사능 핵종의 양을 합산하기 때문에 개별 핵종의 피폭 기준량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윤철호 KINS 원장은 “70개 정도의 감마선의 핵종은 다 나오지만 플루토늄과 스트론튬 등은 일부 기관서만 체크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유장비 및 조직, 인력상의 한계로 인해 어려움이 많고, 이를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플루토늄 검출 가능성에 대해 윤 원장은 “철보다 2.5배 무겁기 때문에 나노입자화돼 유기물과 결합해 올 가능성은 있지만 이런 조건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현재 국내에서 검출되고 있는 방사성 물질은 인체에 해가 없는 극히 미량이며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방사성 물질을 접하고 살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과도한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일본 지진과 쓰나미 발생에 이은 원전 사태 탓에 국민 사이에 방사능 물질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는 것을 감안, 31일에 전문가의 방사선 관련 브리핑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방사성 요오드가 대기 중에서 검출됨에 따라 시내 수돗물에도 방사성 물질이 함유됐는지 전문기관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서울시 측은 시내 6개 정수센터에서 13개의 시료를 채취해 대전에 있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박희범·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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