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증시를 짓눌렀던 일본 대지진ㆍ중동 사태ㆍ유럽재정적자 등 3대 악재들이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다. 코스피는 28일에도 오르며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에 비해 2.35포인트(0.11%) 오른 2056.39에 장을 마쳤다.
지난 21일 2000선을 재돌파한 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이 기간 증시 악재는 여전히 살아나서 꿈틀거렸다. 리비아 사태만 보더라도 정부군과 반군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고 잠잠하던 유가도 다시 꿈틀거렸다. 일본 대지진 충격도 여전했다. 해결의 가닥을 잡는가 했던 원자력발전 사태도 일본 전체로 방사성물질이 계속 퍼지는 등 악화한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3월 말로 접어들수록 잠복됐던 유럽재정위기도 슬슬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코스피가 한 번 거세게 흔들릴 법도 하지만 전혀 그런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악재가 시장에 반영됐기도 하지만 악재 중 일본 대지진 사태가 가지는 양면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다.
홍순표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 정부가 동북부 대지진에 따른 직접적 피해액이 16조~25조엔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면서 "피해액을 추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조만간 본격적인 재건할동이 시작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연구원은 "이로 인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지진 피해복구로 유발될 수 있는 경제적 효과에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도 "일본이 본격적으로 산업 복구에 나서면 생산 제품의 추가 수출이 기대된다"면서 "이는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최근 코스피 상승세가 꼭 일본 지진에 따른 반사 효과 때문만은 아니다. 리비아 사태로 인해 중동 유가가 불안하긴 하지만 사태가 더 이상 격화하지 않으면서 유가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가 있고, 유럽재정위기도 예상보다 그 위험도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다 수급이 개선되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최근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9일 연속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9일 연속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전혀 매수 강도를 줄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날에도 1653억원어치를 샀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모습을 보면 기존 악재가 이미 완화하고 극복되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면서 "물론 시간은 더 필요하겠지만 시장의 변동성이 갑자기 커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매일경제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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