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에서 TV·냉장고·세탁기 등 디지털·가전제품을 구경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이 낮은 판매마진 탓에 방송 편성비율을 서서히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공급사 비중이 높은 디지털·가전 특성상 판매수수료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홈쇼핑업체와 제조사간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GS샵·CJ오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은 가전제품 및 디지털제품 방송 편성비율을 줄이거나 유지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업계 선두인 GS샵의 경우 지난 2007년까지 전체 방송의 12%가 디지털·가전제품이었지만 지난해 10%까지 줄었다. 2007년 6%로 대체로 디지털·가전 편성비율이 낮은 현대홈쇼핑도 지난해 4%까지 다시 낮췄다.
편성비율이 1% 낮아질 때마다 방송 시간이 연간 70시간 가까이 빠진다는 점에서 그만큼 디지털·가전제품 판매 비중도 줄었다는 의미다. CJ오쇼핑·롯데홈쇼핑의 경우 2007년 이후 디지털·가전 편성비율이 줄지는 않았지만 각각 12%·9% 선에서 유지하는 수준이다.
홈쇼핑업체들이 이처럼 디지털·가전제품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평균 마진이 다른 품목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TV홈쇼핑 전체 판매수수료가 평균 30~35% 안팎인데 반해 디지털·가전제품은 5~10%에 불과하다. 특히 일부 소형가전을 제외하면 TV·냉장고·세탁기 등은 대기업이 생산한다는 점에서 판매수수료 협상력에서 홈쇼핑업체들이 열세다. TV홈쇼핑 외에도 오프라인 직영점·백화점 등 판로가 다양한 대기업 제조사 입장에서는 굳이 비싼 수수료를 물고 TV홈쇼핑에 론칭하기를 꺼린다.
한 가전담당 상품기획자(MD)는 “5~10%의 판매수수료를 감안하면 방송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뺄 경우 거의 이익이 남지 않는다”며 “디지털·가전제품 중에는 손익분기점(BEP)을 맞추지 못하는 품목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TV홈쇼핑사업이 5개사로 굳어진 지난 2001년 이후 뚜렷해졌다. 국내 홈쇼핑 방송이 첫 시작된 지난 1995년 직후만 해도 매출 성장을 위해 단가가 높은 디지털·가전제품 판매가 필요했다. 최근 홈쇼핑산업이 안정기로 접어들면서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디지털·가전제품대신 식품·의류 판매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가전제품은 매출을 크게 늘리고 채널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에서는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방송편성 비중이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TV홈쇼핑 가전·디지털 편성 비율(단위:%)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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