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양산 도전` 시작됐다

Photo Image
하이닉스반도체에서 제작할 90나노 공정의 한국형 FPGA 설계도(왼쪽)과 IBM의 0.13 공정으로 제작해 본 한국형 FPGA 시제품(오른쪽)

 시장규모가 400억달러에 이르는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시제품이 올해 국내에서도 나온다. 하이닉스반도체와 전자부품연구원은 한국형 FPGA 제작에 필요한 핵심 설계자산(IP)을 개발하고 90나노 공정 검증을 거쳐 4월 시제품 제작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국내에서 FPGA 제품 양산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PGA는 알테라, 자일링스 등 해외 일부 소수 기업이 세계시장을 장악해왔다.

 하이닉스와 전자부품연구원이 만드는 제품은 임베디드용 아날로그 IP를 칩으로 만든 것으로 하이닉스 90나노 공정을 이용했다. 주파수 발진기(PLL)·디지털아날로그 컨버터(DAC)·SERDES(고속I/O)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내장용 블록메모리, 클록매니저 블록, MAC(Multiplier and Accmulator) 블록 설계도 완료했다.

 두 기관은 이를 기반으로 오는 4월 미니 원판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를 만들고, 이르면 상반기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칩은 IBM의 0.13㎛ 공정으로는 제작해 검증을 한 바 있으며, 이번에 실제 상용화할 수 있는 90나노 공정으로 제작된다. 또 이번 과정을 통해 하이닉스는 유휴 팹을 활용해 FPGA를 제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 개발은 지식경제부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서울대·인천대·엔타시스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시제품을 내놓은 후 현재 상용 소프트웨어나 디바이스와 연동을 검증해 시제품의 성능을 비교할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용으로도 적용하기 위해 타당성 분석도 진행하고 있다.

 이윤식 전자부품연구원 본부장은 “이 제품 개발로 연간 4000억원 이상 수입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스템기업과 시스템반도체 기업 간 기술적 연결고리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FPGA는 이윤이 60% 정도로 높은 품목이어서 사업성도 높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측은 “기술력 확보 차원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2013년 양산 예정이지만 실제 양산 여부는 그때 가서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는 개발자가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로 양산 전 시제품 제작에 주로 활용된다. 자동차·TV·휴대폰 등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기존 반도체 제품을 활용할 수 없을 경우 이를 이용해 완제품(세트)을 개발할 수 있다. 마스크를 이용해 대량으로 찍어낸 반도체에 비해 비싸지만 쉽게 설계를 바꿀 수 있는데다 소량 다품종 생산 시에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특징이다. 최근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