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미래 학교 교실

  오늘날 학교의 교실을 보면 정말 천편일률적이다. 성냥갑이 연상된다. 그 안에 배치된 책상과 의자도 그렇고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물론 최근에는 다양한 방식의 토론이나 협력을 위한 프로젝트 형식의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을 하기에는 오늘날 학교 교실 공간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미래 학교 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라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미국 몇몇 학교는 자신들의 교육방식에 맞추어 학교공간을 개조하는데 열성적이다.

  전통적으로 몬테소리 교육 교실에는 책상이 거의 없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열어볼 수 있는 다양한 교구들이 들어있는 개방형 선반이다. 여기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교구를 꺼내서 작은 책상이나 러그가 깔려있는 바닥에서 여러 가지 창의적인 활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미네소타 주에는 환경에 초점을 맞춘 고등학교인 ‘SES(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라는 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미네소타 동물원 부지에 독립적인 사무실 공간을 가진 교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학교에 있는 동안 여러 과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이루어지는데, 어떤 과목은 기본적으로 내용이 중요하고 어떤 과목은 여러 학문이 융합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건물에는 공간을 활용하는 스케줄을 잡는 스태프가 있어서 작은 그룹과 큰 그룹의 공부가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며 내용과 과목의 성격에 따라 교실이 배정된다. 각 건물에는 10개 교실이 가운데 공용지역을 `ㄷ`자로 둘러싸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 이 가운데 공용지역은 다양한 형태의 미팅이 이루어지고 커다란 그룹이 모여서 작업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형태의 분반작업이 이동 가능한 화이트보드와 배치를 통해 동시에 이루진다.

  10개 교실에는 기본적으로 10명의 학생들이 들어가서 공부할 수 있는 책상을 가지고 있다. 책상 표면에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필기나 노트를 작성할 수 있고 책상을 모아서 커다란 캔버스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학교 구조까지 바뀌지는 않더라도, 책상의 색다른 활용으로도 충분히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주커버그가 다닌 학교인 뉴햄프셔 주의 필립스엑스터 아카데미는 소집단토론과 세미나를 교육방식에 많이 도입한다. 이를 위해서 이 학교에서는 원형의 테이블을 이용해서 수업한다. 이런 수업방식을 하크니스(Harkness)라고 하는데 선생님과 학생들이 진지하게 서로를 보면서 공부도 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적극적 참여를 유도한다. 가구와 배치가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의 건축과 교실의 모델도 생각에 따라서는 매우 다르게 만들어볼 수 있다. 비록 교과과정과 선생님과 학생들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공간과 건축의 철학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기에 소개한 학교 모델들 중 일부는 우리나라와 같이 공간에 민감한 곳에서는 채용하기 어려운 것도 많고, 모든 학교를 이런 식으로 만들기에는 천문학적인 개조 비용이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무작정 따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를 이끌어내는 동력이 되었던 철학과 개념을 조금만 이해하더라도 우리나라와 각 지역에 적합한 학교와 교실의 모델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정지훈 관동의대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 교수 jihoon.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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