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가 월가 들어올렸다

 미국 제2 이동통신사업자 AT&T가 뉴욕 월가(증권거래시장)를 들어올렸다. 3·11 일본 대지진 여파와 중동·북아프리카 정국 불안으로 시장에 휘발성이 상존함에도 불구하고 월가 지표를 ‘초록색(상승세)’으로 돌려놓아 주목됐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나스닥종합지수가 지난 주말의 긴장을 털고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78.01포인트(1.50%) 오른 1만2036.53,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가 19.18포인트(1.50%) 상승한 1298.38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도 48.42포인트(1.83%) 올라 2692.09에 닿았다.

 일요일(20일)에 전격적으로 발표된 AT&T의 T모바일USA 인수 소식이 여러 지수를 끌어올린 원인으로 풀이됐다. 390억달러를 주고 미 제4 이동통신사업자(T모바일USA)를 사들이기로 한 AT&T의 21일치 주식가격도 32센트(1.15%)가 올라 28.26달러에 거래됐다.

 T모바일USA를 보유한 도이체텔레콤 주가도 유럽시장에서 11.3%나 치솟았고, 미 제1 이동통신사업자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의 주가까지 1.7%가 올랐다.

 그러나 이 같은 상승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로 보였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세계 산업계의 제품 공급체계가 여전히 불안한 데다 중동·북아프리카 산유국의 정국 불안이 유가를 흔들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시민의 민주화 요구를 정국 불안으로 몰아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회원국 권력자가 잇따를 경우 유가가 다시 배럴당 200달러를 향해 고개를 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고유가는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월가의 시장분석가들은 “일본 대지진 여파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을 수 있다”고 보는 등 오랜만에 찾아온 증권거래시장의 상승세를 지키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편 미 JP모건체이스은행은 AT&T에 200억달러를 대출한다고 밝혔다. 이 돈은 T모바일USA 인수에 쓰일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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