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日대지진에 물렸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사진)도 이번 동북부 일본 대지진을 피해가진 못했다.

14일 미국 투자전문지 `인베스트 위크`에 따르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이번 일본 대지진 여파로 약 1억5000만달러(약 168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버핏의 손실은 이번 지진으로 막대한 재해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재보험업체 `스위스리`와 `뮌헨리`의 주식 투자를 통한 평가손실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뮌헨리 최대주주이며 스위스리의 5대 주주다.

스위스리의 최대주주이자 뮌헨리 2대 주주인 미국 거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지난 11일 현재 1억839만달러의 평가손실을 입었고 템플턴프랭클린도 611만달러의 투자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버크셔해서웨이, 블랙록, 템플턴프랭클린 등의 손실분은 일본 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 현재 주식 평가손실이어서 지진 피해가 늘어날 경우 그 손실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진 피해 규모에 따라 이들 재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불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주가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재보험사는 이번 일본 대지진 한 달 전에 발생한 뉴질랜드 지진으로 이미 120억달러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어 일본 대지진으로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고 있다.

그러나 버핏은 이번 일본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데비 보사넥 버핏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버핏은 여전히 예정된 일본 방문 계획을 갖고 있다"며 구체적 일정과 방문 지역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버핏이 오는 22일 일본 동북지역에 위치한 이와키의 절삭공구기업 탕가로이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이 회사 지분 80%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회사 측은 대지진 여파로 버핏이 다음주로 예정된 후쿠시마현 공장 방문을 취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버핏은 이에 앞서 21일에는 한국의 대구를 방문해 10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한 대구텍 제2공장 기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2007년에도 대구텍을 방문한 바 있다. 대구텍은 이스라엘 절삭공구 전문기업 IMC의 계열사로 2006년 버크셔해서웨이가 IMC 지분 80%를 인수하면서 버핏이 직접 투자한 유일한 한국 기업이 됐다.

버핏은 한국 외에도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방문해 영업장을 둘러보고 신규 투자처를 물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아시아 방문에 앞서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화학업체 루브리졸을 9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인수하기로 한 화학업체 루브리졸은 엔진오일 첨가제와 산업용 윤활유 등을 만드는 중견 회사다. 매입 가격인 현금 90억달러는 루브리졸 주식 1주에 135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이는 지난 11일 종가 105.44달러에 28%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버크셔해서웨이와 루브리졸 간 인수협상은 불과 몇 주 전에 시작됐으며 최근 급속하게 진전돼 지난주 말 동안 양사 이사회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루브리졸은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7억3220만달러를 기록했고 매출은 54억2000만달러였다. 미국 오하이오주 위클리프에 본사를 둔 루브리졸은 직원이 6900명이고 전 세계 17개국에 진출해 있다.

[워싱턴=매일경제 장광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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