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타무제한요금 이후 상황 급변
통신용으로 할당된 국내 모든 통신 주파수가 내년이면 바닥난다. 이는 지난해 국내 산학연이 예상한 시기인 2015년보다 3년 이상 앞당겨지는 것으로 통신용 주파수 확보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관련기획 4면
국내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그룹 분석에 따르면 통신사업자들의 무제한요금제 도입 이전에 월 2979TB(테라바이트)로 예상됐던 2010년 12월 한 달의 무선트래픽이, 무제한 도입 영향으로 실제로는 1.5배인 월 4300TB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 8월부터 무제한요금제가 도입되기 직전인 지난해 7월까지 1년간 무선트래픽은 3.6배 증가했으나, 무제한이 도입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단 5개월 동안 4.8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문가그룹이 도출했던 2015년 최소 240㎒ 폭, 2020년 최소 390㎒ 폭의 통신 주파수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무선트래픽이 이 같은 속도로 증가할 경우 현재 통신용으로 확보돼 있는 270㎒ 폭 통신 주파수는 내년에는 모두 소진되고, 추가 할당이 예정된 2.1㎓ 대역의 20㎒ 대역폭을 포함한다고 해도 2013년에는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주파수 소요량에 대한 재분석과 대응책을 서두르지 않을 경우, 국내 이동통신 산업과 서비스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스마트폰 확산에 이어 스마트패드를 통한 데이터 사용이 일반화되면, 국내 통신용 주파수 고갈 시기는 훨씬 더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우려가 확산되자 방송통신위원회는 ‘모바일 광대역 주파수 협의회(회장 김남 충북대 교수)’를 다시 구성해 주파수 소요량 분석에 나선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구체적인 회수 재배치 계획 등을 마련해, 로드맵을 올해 말까지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광대역 주파수 협의회에 참여하는 홍인기 경희대 교수(전자전파공학과)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통신 주파수 고갈시기가 2015년께로 예상됐으나 최근 검토해 보면 내년이나 2013년 정도로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보며 “(정확한 분석은 모바일광대역주파수협의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겠지만) 이미 올해도 광화문·강남 지역 기지국은 이미 고갈 상태고 전국적으로도 이르면 내년 초에 고갈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