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지역 경제계도 비상이 걸렸다. 일단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지역의 일부 업종은 이번 지진으로 상대적 수혜도 예상하고 있다.
◇대경권, 직접 피해 없지만 장기화 우려=대구·경북지역 경제계는 당장의 피해는 미미하지만 장기적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경북지역의 주력산업인 섬유와 기계,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철강업종은 이번 지진으로 직접적인 피해보다는 지진의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섬유는 주요 물동량이 일본 남부와 오사카 지역에 밀집해 있어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일 의존도가 높은 기계업종은 원자재 상승 압박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지자체는 빠른 시간 안에 피해업체들을 조사해 대책을 강구해 나갈 방침이다.
전기전자업종이 밀집한 구미전자산업단지도 현재까지는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 후 구미 국가산단 내 아사히글라스와 도레이첨단소재 등 일본인 투자기업 21개사를 중심으로 피해 여부를 조사했지만 직접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은 지진이 발생한 동북부보다는 본사가 도쿄나 오사카 등에 위치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 전기전자업종 단기 수혜 전망=부산지역은 첨단기계류 부품의 공급 차질 및 수입 가격 상승 부담이 예상된다. 반면에 전기전자업종은 단기적인 수혜도 볼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부산상의는 일본 대지진과 관련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을 부산 주요업종 30개 업체를 모니터링해 발표했다.
모니터링 결과, 부산지역 경제 및 산업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책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종별로 건설업과 관광업, 수산물가공업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고, 제조업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 중 철강금속과 전기전자업종은 일본의 피해복구 과정에서 다소 수혜를 볼 것으로, 반면에 일본으로부터 수입 비중이 높은 기계부품 관련 업종은 수입 가격 상승과 공급부족으로 다소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대덕특구 지진 피해 긴장=대전지역에서는 벤처기업이 밀집해 있는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긴장감이 나돌고 있지만 정확한 피해사례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대일 수출기업인 빛과전자는 일본 도쿄지역에 위치한 통신 관련 업체들과 거래, 수출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안기기 및 정보통신기기 전문업체인 메닉스도 주요 거래선이 도쿄에 위치해 있어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은 오창과학산업단지 외국인 투자지역에 소재한 일본계 회사들이 일본 대지진의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AGC디스플레이글라스 오창, JSR마이크로코리아, 스템코 등 6개 업체가 LCD 소재 및 부품, 반도체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일본의 도레이와 삼성이 각각 7대3의 비율로 투자해 만든 스템코는 자재 수급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마음을 졸이며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스템코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일본의 사정을 계속 파악하고 있는데 나리타공항에 물류가 몰리면서 운송이 지연되는 것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호남권은 통신망 재건에 기대=광주 광통신업체들은 대지진 피해로 통신 등 일본 내 기간산업이 상당수 훼손되면서 통신망 재건 시장을 노리는 분위기다.
14일 광주시와 한국광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일본은 광통신, LED 광원·광소자, 광소재 제품의 주요 수출국가 가운데 하나로 매년 매출 증가세가 예상되는 시장으로 분류됐다.
이달 초 LED 등 광통신 구매계약 체결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이었던 광주인탑스는 지진피해 여파로 주말 항공편으로 조기 귀국했다. 광주인탑스는 14일 삿포르에서 일본 바이어와 제품 구매 관련 미팅을 앞두고 있었으나 일정을 연기하고 대책을 준비 중이다.
신한포토닉스와 휘라포토닉스, LED라이텍도 현지 피해상황과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인명구조와 피해복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광관련 분야 진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정종득 한국광산업진흥회 사무국장은 “중국과 러시아 등 광산업 주요 수출국가에 비하면 일본의 매출 포지션은 낮은 수준이었다”면서 “지진 복구에 따른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다각적인 채널과 수요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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