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외교관과 국격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진 ‘외교관 스캔들’이 여론의 칼끝에 난도질되고 있다.

 9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선 중국 한 여인에게 놀아난 우리나라 외교관들과 실추된 국가명예에 대해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여야가릴 것 없이, 정부의 안이한 초동대응과 의혹 덮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외교관은 국내에 있을 땐 몰라도 해외에 파견됐을 땐 국가와 국민의 대표 자격을 갖는다. 그래서 외교관 상주국에선 면책특권을 부여하고, 상대 국가를 대하듯 예를 갖춘다. 그런데, 이런 명예롭고 자랑스러워야할 외교관들이 현지 여인과 추문을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생명처럼 다뤄야할 우리 정보까지 흘렸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국민은 정부에 세금을 내고, 정부는 그 세금으로 외교관을 파견해 상대국과의 외교 현안과 교역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푼다. 그런데, 국민이 낸 세금이 이런 식으로 해외에서 쓰였다고 한다면 이것은 외교관 개인에 대한 징계를 넘어 현 정부 외교활동 전반에 대한 불신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외교관은 우리 정부의 권리와 입장을 상대국 정부에 전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외교관이 어떻게 처신하고, 활동하느냐에 따라 상대국은 우리를 떠받들 수도 있고 얕잡아 볼 수도 있다. 그만큼 외교관의 생각과 일거수 일투족은 국익과 국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사단이 벌이지고 말았다. 앞으로 중국 정부가 우리 외교관을 어떻게 보겠는가. 그리고 우리 외교관이 설파하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얼마나 진중하게, 깊이있게 받아들일지는 명약관화하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해외에서의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항시 강조한다. 바르고 깨끗한 외국에서의 행동이 국격을 높이고, 우리나라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또 해외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류의 첨병들은 이미 국익을 키우는 특급 외교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번 사태의 자초지종을 철저히 밝히고 그 대책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정부 외교는 민간의 외교 노력과 거꾸로 가게 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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