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재밍, 현황과 과제는

 지난 4일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 현상이 북한 개성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공격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이를 계기로 GPS를 비롯한 ‘전자전’에 대한 대비 등 통신 안보 전반에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GPS 전파교란(Jamming·재밍) 발생=지난 4일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서 GPS 재밍에 의한 2G 혼선현상과 시각 오차가 발생했다.

 중앙전파관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3시 33분 이후 개성 인근에서 발신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향을 받은 이동통신사 145개 기지국이다. 수도권 1만8000여개 기지국 약 1%에 해당된다.

 지금도 간헐적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신호 크기가 미약해서 별다른 장애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러 요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가 있기 때문에 명확히 북한 행위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가정보원·경찰·군 등은 이동통신사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놓고 있다.

 ◇전자전 가능성은=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확정적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7일 정부는 공식 브리핑을 통해 기지국 인근에서 다른 요인에 의해 지난 4일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일부 발표에 의하면 북한이 1990년대 말 러시아로부터 GPS 교란 장비를 수입한 뒤 이를 개량한 독자 장비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6월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북한이 GPS로 유도되는 정밀 타격무기를 교란하기 위한 재밍 능력을 갖췄다는 발언도 있었으며, 지난해 김태영 전 국방장관도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차량 탑재장비로 50∼100㎞의 범위에서 GPS 전파 교란을 할 수 있다는 첩보가 있다고 확인한 바 있다.

 ◇막을 방법은=정부의 공식 답변은 이를 기술적으로 막거나 차단할 방법은 없다는 설명이다. 유일한 방법이 전파 교란이 발생하는 지역을 파괴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GPS 위성을 복수화하는 방법이다. 현재 GPS 위성은 미국·러시아가 쏘아올린 것을 사용하고 있다. 그 커버리지가 조금 뒤지기는 하지만 유럽도 최근 GPS 위성을 확보해 가고 있다.

 GPS 수신기를 복수의 신호를 잡을 수 있도록 듀얼 모드화하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위기상황 시 러시아 GPS를 사용하면 북한이 자신들도 영향받을 수 있는 GPS 재밍을 시도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의 GPS 위성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 기업이나 개인들이 사용하는 GPS에 대한 대응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현실 가능성이 적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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