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가전업계에선 3D TV 기술 논쟁이 치열하다. 3D TV 기술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기본적으론 같은 3D TV라도 구현 방식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3D 구현 방식은 현재 크게 셔터글라스와 편광필터 방식, 적청 안경 방식의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적청 안경 방식은 가장 오래된 방식으로 빨강, 파랑 셀로판지를 붙인 안경으로 간단하게 3D를 구현할 수 있지만 색상 왜곡이나 입체감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런 이유로 적청 안경 방식은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경쟁을 벌이는 건 편광과 셔터글라스다. 편광필터방식은 요즘 영화관에서 쓰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상장치로 각각 좌우 2가지 영상을 한꺼번에 쏘면 사람이 느끼는 양안시차를 이용해 입체 영상을 구현한다. 셔터글라스는 말 그대로 셔터를 단 특수 안경을 이용한다. 3DTV가 순차 표시하는 좌·우 영상을 전기 신호에 따라 눈에 빛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셔터글라스 안경을 통해 양안시차를 발생시키는 원리를 이용한다.
셔터글라스와 편광은 이렇게 모두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들어오는 영상을 달리하는 양안시차를 이용한다. 기본적으로 안경을 쓴다는 것 자체가 왼쪽과 오른쪽 눈의 위치 차이를 이용한 것으로 뇌가 양쪽 눈에 들어온 영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입체감을 준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뇌의 착시 현상을 응용한 것이다.
이들 방식 중 삼성전자는 셔터글라스, LG전자는 편광을 개선한 FPR(필름패턴 편광안경식) 3D를 앞세우고 있다. 그런데 최근 양사는 서로 다른 3D 구현 방식을 놓고 CEO까지 나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왜 그렇게 서로 핏대를 높일까? 단순한 자존심 문제를 넘어 3D TV 차세대 기술 표준까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편광 안경은 셔터글라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볍고 배터리가 없어도 작동된다.
포문은 LG전자가 열었다. LG전자 권희원 부사장은 지난 2월 16일 FPR 3D TV를 출시하는 자리에서 "3D TV 세대는 1세대 셔터글라스, 2세대 편광, 3세대 무안경"이라며 FPR이 셔터글라스보다 차세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다음날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편광은 1935년 개발된 기술인데 차세대 기술처럼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끈했다.
양사의 수뇌부가 나서면서 기술 논쟁은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24일 게재한 광고에서 편광 안경을 쓴 원숭이가 혼자 떨어져 걷고 있는 장면을 게재했다. LG전자는 자사를 비하했다며 격분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공정한 시연회를 열어 기술 논쟁에 종지부를 찍자는 얘기가 나왔다.
FPR 필름을 개발한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빠른 시일 내에 두 방식을 비교하는 시연회를 만들겠다"며 먼저 검증을 제안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일반 소비자는 보는 눈마다 다를 수 있어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세계적 공인기관 평가가 중요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실제로 한 포털 다음의 한 카페가 지난 2월 26일 비교 시연을 진행하려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지난달 21일 열린 세미나에서 양사 TV의 비교 전시를 제안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3DTV 시장은 성장일로에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3D 디스플레이 시장은 2012년 46억 달러, 2015년에는 158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물론 성장세에 맞는 경쟁력을 보유하려면 관련 기술 확보가 급선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민철 박사는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단언한다. 삼성과 LG 그들이 지금 경쟁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석원 기자 lswcap@ebuz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