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수도권 서북부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위성항법장치(GPS) 수신장애 현상은 북한지역에서 발사된 GPS 교란 전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정부와 군,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파주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 기지국에서 GPS 수신에 일시적 장애가 발생한 날 북측 지역에서 강한 통신교란 전파가 날아온 것이 포착됐다. 교란 전파 발신지는 군사분계선(MDL)과 인접한 해주와 개성 지역의 군부대로 분석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 한 관계자는 “교란 전파가 5~10분 간격으로 간헐적으로 발사됐다”면서 “북한이 전파를 지속적으로 발사하지 않고 짧게 간헐적으로 쏜 것으로 미뤄 해외에서 도입한 GPS 전파 교란장비를 시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전파 교란과 관련해 지난 4일 오후 4시께부터 한동안 GPS를 활용한 휴대전화 시계가 맞지 않거나 통화 품질이 저하되는 등의 현상이 일어났지만 피해 수준은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당국은 북한이 현재 러시아에서 수입한 차량 탑재장비를 이용해 50∼100㎞의 범위에서 GPS 전파를 교란할 수 있는 ‘재밍(전파교란)’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통신업계에서도 아주 일부 장비에 장애가 있는 수준으로 파악한 것으로 안다”며 “포병부대의 계산장비에도 일부 영향이 있었지만 극히 경미한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군과 정보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전파 교란행위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에 대응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직후 전파 교란 행위가 있었고 이번에도 키 리졸브 연습 기간에 전파를 발사했기 때문에 연습에 참가하는 우리 군과 미군의 통신장비를 교란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전국 GPS 수신 및 감시국 29곳 가운데 전남 홍도에서 충남 안흥에 이르는 서해안 일부 지역에서 수시간 동안 전파 수신이 간헐적으로 중단되는 현상이 발생했었다.
한편 당국과 업계는 지난 3일부터 시작된 국내 주요 인터넷 웹사이트에 대한 DDoS 공격에 대해서도 북한과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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