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계의 2.1㎓ 주파수 확보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복수상품과 부분 참여제한 방식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해당 대역을 두 개로 나눠 경매를 실시하되 특정 사업자의 주파수 매입 가능 총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주파수 추가 확보가 절실한 사업자 간 형평성을 고르게 반영한다는 측면은 있지만 실제 주파수 효용성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논란이 예상된다.
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실시 예정인 2.1㎓ 대역 20㎒(양방향 기준) 주파수 경매 방안을 마련 중인 방통위는 총대역폭을 10㎒씩 두 개로 분할해 상품을 구성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는 복수상품을 구성할 경우 특정 사업자가 응찰하거나 확보할 수 있는 총대역폭을 제한하는 부분 참여제한 방식도 함께 도입할 계획이다.
최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통 3사가 저마다 필요성을 강조하며 2.1㎓ 주파수 확보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지만 20㎒ 대역폭만으로 이들의 요구를 고르게 수용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3사 모두 각각의 주파수 추가 확보 당위성이 인정되는 만큼 복수의 사업자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이 크다. 방통위로서는 하나의 상품으로 구성할 경우 경매 결과에 따라 사업자 간 득실이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방책인 셈이다.
아울러 시장 지배력과 기존 주파수 보유량 등을 고려해 특정 사업자가 확보할 수 있는 총량을 제한, 주파수 자원의 독과점 심화 문제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얻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가 주파수 확보에 실패할 사업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나머지 지나치게 정치적인 방법을 고려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주파수 대역폭이 좁아 투자 대비 효과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주파수를 아예 확보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이는 분명 차선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미 2.1㎓ 대역에서 60㎒와 40㎒ 대역폭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인 SK텔레콤·KT와 달리 새롭게 망을 구축해 서비스를 시작해야 하는 LG유플러스로서는 경매 대상인 20㎒ 대역폭 전체 확보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2.1㎓ 주파수 경매방안 수립에 참여 중인 방통위 관계자는 “복수상품으로 경매를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고려 대상이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느 한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현재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은 참여제한 없는 완전 자유경쟁 방식의 경매를 주장하고 있고, KT는 SK텔레콤을,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KT를 배제한 경매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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