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2의 경쟁력은 `가격과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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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2일 공개한 ‘아이패드2’는 사양만 놓고 보면 모토로라 ‘줌’이나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 등 경쟁 제품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병가 중에도 깜짝 등장해 아이패드2를 두고 “세계 최초로 양산된 듀얼 코어 태블릿”이라고 강조했지만 현재 시판 중인 모토로라 제품도 듀얼 코어 프로세서가 적용돼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들을 토대로 비교하면 애플은 가격과 출시에 있어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선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가격 경쟁력이 주목된다. 32GB 용량에 와이파이 및 3G를 지원하는 아이패드2는 729달러에 책정됐다. 이는 모토로라 줌보다 70달러 저렴한 가격이다. 줌은 구글의 태블릿 전용 운영체계(OS) ‘허니컴’을 채택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대표 상품이다.

 애플은 또 499달러부터 시작하는 와이파이 모델도 내놨다. 리서치인모션(RIM)의 플레이북은 아직 정확한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아이패드2보다 화면이 작으면서 기본 버전이 500달러 이하로 유사한 가격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리서치그룹 스탠퍼드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애플의 아이패드가 경쟁자들에 비해 9.75% 이상의 비용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태블릿 PC의 가격에 관한 한 애플의 적수가 될 만한 경쟁자는 없다”고 말했다.

 출시에 있어서도 애플의 행보가 빠르다. 애플은 오는 11일부터 용량별로 총 6종의 아이패드2를 미국 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26일부턴 다른 지역에도 시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강타한 ‘아이패드 충격’에 부랴부랴 시장 진출을 준비해온 HP, RIM이 지난 1년 동안의 준비에도 아직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HP는 올 여름 태블릿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며 외신들에 따르면 플레이북의 출시일은 4월 중순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아이패드에 가장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기업으론 작년 하반기 7인치 태블릿을 내놓은 삼성전자가 꼽히는데 애플은 어떤 경쟁사들의 추격에도 시장 리더십을 자신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삼성, HP, RIM, 모토로라 제품을 직접 거론하며 ““이들은 모방품(copycats)”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애플의 경쟁업체들은 아이패드의 성공으로 실패한(flummoxed)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특유의 독설을 쏟아냈다.

 빠르고 가벼워진 신형 아이패드를 기존과 동일한 가격에 내놓은 애플 때문에 태블릿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후발 주자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건일 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