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메카]<3>나노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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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원자로 이루어진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탄소나노튜브(CNT)는 강철보다 인장력이 1백배 이상 강하고, 튜브의 지름에 따라 도체나 반도체가 되는 성질 때문에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로 반도체 칩을 만들 경우 테라(1조단위)바이트급의 집적도가 가능하다. 반면에 탄소나노튜브는 금속성과 반도체성이 섞인 상태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를 완벽히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다.

 지난 1991년 탄소나노튜브가 처음 발견된 이래 20년간 탄소나노튜브의 금속성과 반도체성을 분리하는 연구가 과학기술계의 풀리지 않은 숙제로 여겨져 온 이유도 여기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프론티어사업인 ‘나노메카트로닉스기술개발사업단’에서 탄소나노튜브 기술 상용화를 추진 중인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역학연구실 한창수 박사는 20년간 세계 과학기술계가 풀지 못하던 CNT의 성질 분리 문제를 해결했다.

 한 박사 연구팀은 마이크로 유체칩(Microfluidics Chip)과 유전영동(Dielectrophoresis)을 결합하는 독창적인 방법을 이용해 CNT의 금속성과 반도체성을 고순도로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의 마이크로 유체칩보다 1000배 가량 큰 유량에서도 적용 가능하다.

 이 기술은 터치스크린이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LCD용 도전성 투명필름과 반도체 메모리 소자, 전자소자, 나노라디오, 나노센서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분리기술은 금속성 또는 반도체성 중 하나의 속성을 파괴하는 방법과 원심분리기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으나 이 기술들은 90%이상의 고순도 분리가 불가능하거나 극미량만 적용할 수 있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이 분리기술의 장점은 고가장비를 쓰지 않고도 분리가 가능하며, 특히 단발성이 아닌 연속 대량작업을 할 수 있도록 공정을 설계, 바로 상용화할 수 있다.

 이와함께 한 박사 연구팀의 CNT에 관한 독보적인 기술력은 또 있다.

 단일벽 CNT를 이용해 자동차 김서림 방지 등이 가능한 투명히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50㎚의 얋은 층으로 코팅, 균일하게 발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키고글이나 광학렌즈, 자동차 유리,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 CNT 기술을 적용하면 가로, 세로 50㎝크기에 채 1만원의 원가도 들지 않는다.

 이 기술은 탑나노시스, 현대자동차, 코리아오토글라스 등과 공조했다. 특히, 탑나노시스는 이 기술로 LED 투명패널 제품을 만들어 출시했다.

 연구진은 “히터 개발의 경우 낮은 전압서 많은 열을 내게 해야하고, 투명필름은 저항이 낮아야하는데 이를 자동차 뒷유리 열선에서 힌트를 얻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장면”이라며 “출연연은 가능하면 창의적인 연구에 매진하는게 효율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창수 박사 인터뷰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생각보다 제품화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주위 환경이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나노메카트로닉스기술개발사업단’에서 나노소재 분야 연구에 주력하고 있는 한창수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상용화의 어려움으로 지속성 부족을 꼽았다.

 한 박사는 기업이나 정부과제를 포함해 시장이 없으면 열어야하고 그러한 시장이 만들어져야 제품이 팔릴텐데, 지금 상황은 제품만 만들어지면 손을 놔야하기 때문에 기술 개발 후 3~4년이 지나면 바로 경쟁력을 잃어 버린다고 지적했다.

 “기술을 이전받으면 이를 제품화할 인력이 기업에도 없고, 기관에도 없는 실정입니다.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화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출연연에서 기업으로, 다시 기업에서 출연연으로 인력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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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나노튜브 소재를 연구하는 연구원들이 모처럼 자리를 함께 했다. 왼쪽부터 주려청 연구원, 강용필 연구원, 한창수 박사, 김덕종 박사, 우주연 박사, 이종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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