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업체의 가장 큰 고객은 누구일까.
탈모가 시작되는 40~50대 아저씨들? 직업상 가발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영화·연극 배우들? 오프라인 매장에서라면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온라인 가발 쇼핑몰이라면 얘기는 다르다. 현재 온라인 가발 쇼핑몰 1위 업체인 ‘핑크에이지(www.pinkage.co.kr)’ 고객의 80% 이상은 여성이며, 이 중 70%는 놀랍게도 10대다.
물론 10대 여성 청소년들이 탈모 등의 이유로 가발 숍을 찾는 것은 아니다. 10대들에게 가발이란 자신의 신체적 약점을 보완해주는 도구가 아닌,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핑크에이지를 운영하는 김지영 대표는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가발이 10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정확하게 간파했다.
김 대표도 처음에는 젊은 층의 가발 수요를 틈새시장으로 생각했다. 학생 신분으로 지난 2004년부터 오픈마켓에서 붙임머리를 판매하다 10~20대들에게 가발이 기능성 상품이 아닌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핑크에이지의 일 평균 방문자수는 3만명, 페이지뷰 37만에 이를 정도로 젊은 층의 가발 수요는 강력하다. 김지영 대표는 “처음에는 20대 고객을 대상으로 가발을 판매했는데 10대 고객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패션 아이템의 가능성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없던 시장을 읽어낸 혜안과 함께 ‘고객만족’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점도 핑크에이지가 온라인 1위 가발 숍이 된 이유다. 유행에 민감하고 즉흥적 소비가 많은 10~20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품질 면에서는 어떤 쇼핑몰보다 까다롭게 관리한다.
현재 핑크에이지에서 거래되는 600여가지 아이템 모두 패션 가발이지만 디자인이나 컬러 보다 품질을 강조한 제품들이다. 대부분의 상품이 가발전문가(wigist) 강사과정 수료자들과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헤어스타일리스트가 직접 디자인하고 수작업으로 제작했다. 환경자원분석 공인인증기관에 인모·고열사·일반사 등 6개 제품을 의뢰한 결과,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인모 제품의 경우 100% 사람의 모발로 만들어 졌다는 점도 공인받았다.
김 대표는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미용렌즈 전문 쇼핑몰 아이스블링(www.eyesbling.co.kr)을 운영 중이다. 이 역시 10대 초반에서 20대초반으로 고객층을 정했다. 원래 핑크에이지 내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운영했지만 시장성을 보고 별도 사이트로 독립했다. 가발도 마찬가지지만, 렌즈 역시 필수품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수요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가발 시장 비수기인 여름 매출을 보완할 수 있는 아이템이란 점도 렌즈라는 아이템에 착안한 이유다. 김지영 대표는 “기존 가발 모델들이 제품 촬영을 할 때 미용렌즈를 착용하지 않으면 마치 화장을 하지 않은 기분이라고 말한 데서 시장성을 확신했다”며 “사람마다 눈매가 다르다는 특성을 감안해 모델들도 눈 모양을 구분하고, 모델 이름과 렌즈를 하나의 제품으로 결합해 캐릭터별 렌즈로 특성화했다”고 설명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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