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TV에서 한 신용카드사를 고발하는 뉴스를 봤다. 모 신용카드사에서 3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를 한다는 문자를 받은 한 고객이 신용카드를 사용한 후 나중에 청구서를 확인해보니 할부 수수료가 그대로 청구됐더라는 내용이다. 수십 명에게 같은 문자가 발송됐고 그 피해자 또한 여러 명이라고 보도됐다.
그로부터 한 시간 뒤 그 신용카드사 J사장의 트위터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사과와 해명의 글이 올라왔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사들은 오랜 기간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고객들을 다시 모으기 위해 무이자 혜택을 주는 고객 행사를 전개하곤 한다는 말이다. 피해자의 부인이 카드 가입 당시 남편의 휴대폰 번호를 기재하는 바람에 오랜 기간 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피해자의 부인에게 갈 문자가 엉뚱하게 피해자에게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사건의 전말을 들은 트위터리안들은 내용을 전파하기 시작했고 여러 매체들에서 이를 기사로 다루기에 이르렀다.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평소 관계를 맺고 있는 팔로워들에게 직접 한 해명은 무게감이 컸고, 자칫 큰 문제로 비화될만한 내용이 비교적 잘 정리됐다.
트위터는 기업의 위기관리에 탁월한 힘을 갖는다. 기업의 CEO 등 책임자가 고객들에게 직접 기업의 입장을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불특정 다수에 일방적으로 떠드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신뢰 관계를 쌓아 둔 팔로워들, 트위터 친구들에게 털어놓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이외에도 여러 건이 있다. 작년 5월 증권가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인 밥켓이 증자를 추진한다는 루머가 확산됐다.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박용만 두산 회장은 트위터로 밥켓 증자설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룹 오너가 직접 밝힌 만큼 루머는 즉시 사라졌다.
지난해 7월에는 신세계 이마트에서 ‘가짜 한우’ 소동이 벌어졌다. 다음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사건의 전모를 정확히 파악한 후 트위터에 용서를 구하는 한편,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최병렬 이마트 대표의 트위터를 인용하며 향후 대책에 대해 밝혔다.
자칫 잘못 다뤄졌다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었던 사건들이다. 말이라는 것이 언론 등 다른 사람의 입으로 전달되다 보면 최초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고 이에 더 큰 오해와 의혹을 불러 일으키곤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팔로워들과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위기를 조기에 진압하는 트위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트위터를 잘못 사용하다가는 기업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간혹 고압적인 태도가 비치거나 치명적인 말실수라도 했다가는 경영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다시 기업의 이미지 손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미 내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최고경영자의 말이니 변명의 여지도 적다. 이외에 속성상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 없어 바쁜 경영자가 직접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도 단점일 수 있다. 트위터를 잘 활용해 이른바 ‘트위터 경영’을 전개하고 있는 몇몇 경영자들이 돋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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