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재판매(MVNO) 예비사업자 진영이 도매대가 할인폭을 현 기준보다 20%p가량 확대하고 MVNO를 정부 서민경제정책과제로 채택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에 MVNO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은 MVNO가 지원을 요청하기에 앞서 자생력을 갖추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의 관련 가이드라인 수립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MVNO사업자협회(K-MVNO)는 23일 서울 수송동 서머셋 팰리스에서 온세텔레콤·한국케이블텔레콤(KCT)·CJ헬로비전·몬티스타텔레콤 등 회원사가 참석한 가운데 ‘MVNO 활성화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와 이동통신사업자(MNO)에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과 협조를 촉구했다.
K-MVNO는 MVNO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확실한 친서민 정책 사례가 될 것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K-MVNO는 MVNO가 MNO에 지급하는 망 도매대가의 할인율이 낮아 사업성이 불투명하고 정부와 MNO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사업 추진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며 빠른 대응을 요구했다.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시한 도매제공대가 할인율(부분 MVNO 33~42%, 완전 MVNO 44%)에 다량구매할인 등을 더해 부분 MVNO 50~55%, 완전 MVNO 60%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K-MVNO는 이를 포함해 스마트폰 약정요금 배부기준, 부가서비스 제공 및 할인율, 단말기 사용, 설비투자, 번호이동 등과 관련한 세부 가이드라인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비스 개시 예정일인 7월보다 최소한 3개월 앞서 방통위가 이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와 함께 K-MVNO는 MVNO를 국회 서민정책특별위원회 정책과제나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과제로 채택하여 지원을 강화해줄 것도 건의했다.
최호 온세텔레콤 사장은 “MVNO는 통신요금, 물가안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며 MVNO 활성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장윤식 K-MVNO 협회장(KCT 대표)은 “MVNO사업은 이통 3사, 특히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MVNO를 경쟁상대가 아닌 동반성장 파트너로 인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SKT는 MVNO사업자와 적극적으로 협의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MVNO가 자생 노력 없이 지원만 요청하는 것은 오히려 국내 통신시장의 경쟁력만 저하하는 것이라며 할인율 인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SKT는 현 MVNO 도매대가 할인율도 일본·영국·프랑스 등 해외 국가에 비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통위는 MVNO 활성화를 위한 전담반을 구성, 운영 중이며 상반기 내에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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