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딜버트의 법칙과 열정과 협업의 힘

  딜버트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이 법칙은 딜버트라는 주인공이 나오는 스콧 아담스의 17년간의 사회생활 경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기업내 인간관과 조직관을 풀어낸 만화에서 유래했다. 가장 무능력한 직원이 회사에 가장 적은 타격을 입하고, 결국 가장 먼저 승진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테마로 부조리가 가득한 기업의 천재 엔지니어에 대한 이야기이다. 기업의 CEO 들이라면 가장 싫어할만한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이 패러독스는 왜 발생할까? 하나의 원인은 경영진들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직원들을 뽑고, 이들이 떠나지 않게 되기를 바라지만 실제로 기업 내에서 재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이나 기회에는 투자를 하지 않기 떄문에 발생한다. 만약, 재능을 발전시키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면 기업의 전략과 운영, 조직과 정보기술 플랫폼도 모두 바꿔야 한다.

  오늘날의 기업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열정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이다. 열정이라는 것은 단순한 만족을 넘어서 극한의 성취를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그런 힘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일은 단순한 돈벌이의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딜로이트에서 2009년 수행한 미국 기업들에 대한 조사에서 거의 모든 기업들의 열정수준(passion level)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고 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자신의 일에 열정이 있다고 답변한 사람들이 20%를 넘지 못했고, 단 하나의 산업도 25%를 넘기지 못했다. 여기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종업원의 수가 많을수록, 이런 열정수준은 더 떨어져서 수치가 반비례하는 현상을 보였다고 한다. 즉, 큰 회사일수록 열정수준이 낮았던 것이다.

  열정이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오늘날과 같이 불가피하고 예측불가능한 도전이 많은 상황에서 직원들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에너지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이 일상적인 일만 있고, 변화가 없는 환경에서의 생산성만 종용했던 상황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아니다. 열정은 다양한 연결을 추구하게 만들며, 열정적인 직원들은 가치창조에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가 되는 정보의 흐름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는 경향이 있다.

  경쟁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으며, 가치창출의 원천은 자산이 아니라 지식의 흐름으로, 가치창조의 수단은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는 근본적인 관리와 경영방식의 혁신을 요구하는데, 경영은 변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회사의 성과는 잘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 동안은 경험이 쌓이면, 경험에 의해 더 나은 결과가 나와야 하는 것을 당연시 하였지만, 경험이 특정 산업에서 쌓이면 쌓일수록, 이것이 되려 부메랑이 돼 성능을 증진시키고 혁신을 일으키는 것에 더욱 시간을 많이 들게 만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에 비해, 과거보다 주어진 환경에서 참여자들의 연결의 수를 유지하는 것이 날이 갈수록 쉬워지고 있다. 이제는 참여자가 늘수록 참여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많아지고, 여기에 적절하게 디자인된 환경이 접목된다면 혁신과 성능의 향상의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이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경영의 원칙을 요구한다. 앞으로도 더욱 새로운 형태의 원리들이 많이 알려지겠지만, 열정과 협업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는 빠지지 않을 것이다. 조직 내의 구성원들이 열정적으로 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기업이 가장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정지훈 관동의대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 교수 jihoon.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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