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휘발유 값은 비싼 편이 아닙니다.”
오강현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21일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정부가 휘발유 가격이 높다며 통계자료를 근거로 얘기했는데 자칫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어 자리를 마련했다”며 “우리나라의 기름값은 OECD 평균은 물론이고 비슷한 처지인 일본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정유업계가 기획재정부와 휘발유 가격에 대해 진실공방 중인 가운데, 협회를 통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 회장에 따르면 원유 수송거리나 아시안 프리미엄 등 경쟁조건이 비슷한 일본에 비해 국내 정유 업체는 지난해 평균 세전가격 기준으로 리터당 152.1원 싸게 공급한다. 관세와 수입부과금 36원을 빼면 190원 가까이 싸다. OECD 평균과 비교하면 리터당 최대 54.4원 가량 저렴하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쟁 여건은 OECD나 일본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라는 게 오 회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OECD와 달리 산유국도 아니고 석유 메이저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 원유 수송거리가 20일 내외로 수송비 부담이 크다. 관세와 수입부과금이 리터당 36원이 포함된다. 중동에서 원유를 들여올 때 아시안 프리미엄이란 명목으로 배럴당 1~2달러를 더 줘야 하는 상황이다.
오 회장은 “정유 산업은 일본이나 OECD에 비해 불리한 경쟁 여건에도 불구하고 원가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라며 “국민경제는 물론이고 에너지 안보와 안정공급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가격 인하 여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회사별로 100억~200억원가량 손실을 감안하면서 최근 가격 인하 정책을 발표하는 등 고통 분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제할 것”이라고 답했다.
오 회장은 휘발유 수출가격이 국내가격보다 낮은 이유로는 “국내 유통비용과 관세, 석유수입부과금 등이 제외되기 때문”이라며 석유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와 유사석유 단속 강화, 저가 주유소 장점 공유 등을 들었다.
한편 석유협회는 22일 정기총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오강현 회장은 연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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