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지난달 경기도 LG전자 평택공장 워룸(전시상황실)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LG전자가 작년 말 내놓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옵티머스 마하`에 데이터가 삭제되는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 이 제품과 관련된 실무자들이 워룸에 긴급 소집됐다. LG전자는 이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이른 시일 안에 오류를 수정한 버전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17일 LG전자는 약 31가지 오류를 수정한 뒤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업그레이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장면2 올해 초 미국 뉴저지 소재 삼성전자 북미법인. 대형 LCD 전광판에 위험지수가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제품의 안정성 결여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신호다. 콜센터로 걸려오는 전화를 통해 불량 등의 위험 단어가 접수되면 즉각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해당 지역 위험지수까지 표시된다. 워룸 근무자는 이 위험지수에 따라 실무자에게 연락해 대응 방법을 전했고 상황은 조기에 진화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엄격한 품질관리 강화를 위해 잇따라 워룸(War-Room)을 구축했다.
생산제품 품질을 종합적으로 진두지휘하고 실시간 대응 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숨 가쁘게 신제품이 쏟아지는 전자업계에서 전시 상황에 준하는 기민한 품질관리로 초기 실패를 줄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올해 초 연구개발(R&D)센터가 위치한 서울 가산동과 휴대전화 제조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평택에 각각 워룸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 회사는 3년 만에 워룸을 부활시켰다. 2008년 워룸을 처음 도입했다가 이듬해 각 사업부에서 경영관리 조직으로 명칭을 바꿔 운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부진으로 LG의 위기를 자초한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휴대전화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워룸을 복원했다. 구본준 부회장이 취임한 후 엄격한 품질관리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3년 만에 워룸을 부활시킨 배경이 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만족 상황이나 전략 등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올해 초 품질경영 강화 차원에서 워룸이 다시 설치됐다"며 "벽면에 상황판이 설치돼 있어 경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으며 칸막이가 없어 정보 공유와 의견 교환이 원활하다는 게 특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고객 불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품질ㆍ리스크 경영 체제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 주요 사업장에 워룸 설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지난해 10월 미국 뉴저지 소재 북미법인에 워룸 구축을 완료했다. 올해 국내를 총괄하는 수원사업장에 워룸 설치를 완료하고 유럽 등 해외법인에도 이를 확대 운영한다.
대형 LCD 모니터 수십 대가 설치된 북미법인 워룸에서는 북미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불만 현황과 대응 상황을 각각 다른 색깔별로 표시함으로써 한눈에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평가한 결과 워룸을 구축한 후 인접 지역에서 일어나는 고객 불만 중 80%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었고 불매운동 등으로 상황이 악화되기 닷새 전까지는 고객 불만을 100%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 전사 경영혁신 보고대회 해외부문에서 워룸이 1위를 수상했다"며 "올 초부터 수원사업장의 워룸 구축작업을 끝내고 유럽 지역 등으로 이를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 용어설명
워룸:전쟁시 군통수권자와 핵심 참모들이 모여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작전을 협의하는 곳으로 기업경영의 전략회의실 또는 위기상황실을 뜻하는 의미로 파생됐다.
[매일경제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많이 본 뉴스
-
1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2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3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4
애플, 'LLM 시리' 선보인다… “이르면 2026년 출시 예정”
-
5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6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7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8
이재명 “상법 토론회 하자”… 가상자산 투자소득세 공제는 5000만원으로 상향 추진
-
9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10
이 장면을 봤다면...호랑이 상어에 산채로 삼켜진 상황?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