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사과정 개설을 코앞에 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신임 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난항이다.
디지스트는 지난해 7월 이인선 원장의 임기가 마감되면서 신임 원장 공모에 나섰지만 지원자 가운데 세계적 석학이 없다는 이유로 이사회에서 원장 선임을 보류했었다.
이에 따라 디지스트는 지난 6개월 동안 미국 UC머시드대 강성모 총장과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 등과 접촉해 러브콜을 보냈지만 두 사람 다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원장 후보자를 공모했지만 지원자 9명이 모두 세계적 석학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자칫 이번 공모에서도 신임 원장 선정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적 석학들이 공모에 지원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디지스트 원장의 명칭이 총장으로 격상되지 않은 때문도 있다. 지난해 8월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이 총장 명칭 격상을 위한 디지스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디지스트 관계자는 “디지스트의 위상을 고려할때 총장 명칭으로 격상할 수 있는 관련법이 빨리 통과되어야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세계적 석학을 총장으로 모셔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스트는 그러나 이번 공모에 지원한 9명에 대해 조만간 원장추천위원회(6명)을 구성, 이번주 안으로 서류 및 면접심사를 거친 뒤 오는 24일까지 3배수로 압축해 이사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또 이사회는 이달 말까지 최종 후보자 한 사람을 낙점해 교육과학기술부에 승인을 요청한다는 예정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사회가 지난번 공모처럼 세계적 석학에 준하는 인물이 없다는 이유로 후보자를 최종 선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되면 다음 공모 일정이 잡힐때까지는 원장 직무대행체제로 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 이인선 원장은 이번 공모에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과학기술계는 디지스트의 위상과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공모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계적인 석학을 원장으로 선임, 연구는 물론 교육기관으로서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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