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기를 맞이한 LCD TV 차세대 제품으로 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TV가 주목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브라운관→프로젝션→PDP→LCD(LED)`에 이어 AMOLED 화면을 장착한 TV가 내년부터 부상할 것으로 확신한다.
차세대 TV를 선점하기 위한 업계 경쟁은 이미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TV 양산에 적합한 8세대 AMOLED 라인에 대한 투자를 올 3분기부터 단행해 내년 하반기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2012년 하반기에 32인치 AMOLED TV 등의 시험생산에 들어가고 2013년부터 의미 있는 양산 체제에 돌입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AMOLED 시장의 98%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은 이미 40인치급 AMOLED TV 시제품을 해외 전시회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SMD 측은 경쟁사들을 의식해 AMOLED TV에 대한 계획을 함구하고 있다.
8세대 라인은 유리기판(2200㎜×2500㎜) 1장으로 55인치 TV 화면 6장을 만들 수 있다. SMD가 8세대 AMOLED 라인 투자에 필요한 신공정 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AMOLED TV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LCD TV와 달리 별도 백라이트(광원장치)가 필요 없고 전력 소모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김병기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삼성이 8세대 AMOLED 라인을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1개씩 신설할 것으로 본다"며 "2015년에는 전체 글로벌 TV 판매량 중 20%를 AMOLED TV가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2013년 하반기에 AMOLED TV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연말께 30인치 AMOLED TV 시제품을 선보이고 제품 수율을 점차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재 설비가 4세대 AMOLED 라인이어서 TV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원가 구조를 갖추기 힘들고 향후 8세대 기반을 갖춰야 의미 있는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2005년 4분기에 30인치 LCD TV가 1500달러에 팔리기 시작했다"면서 "32인치 AMOLED TV도 2013년이면 해외시장에서 1500달러대 가격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MOLED TV 출현이 성숙기에 돌입한 LCD TV 시장을 위협적으로 잠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소니와 대만 AUO 등이 AMOLED 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AMOLED TV 양산 능력을 당장 갖춘 곳이 거의 없는 데다 LCD TV 가격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한동안 LCD와 AMOLED가 양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향후 4~5년은 대형 평판TV 교체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으로 고급 사양 AMOLED TV 출시에 적기"라며 "AMOLED TV는 향후 플렉서블TV나 투명 TV로 진화하는 데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고 말했다.
SMD는 오는 5~6월 중 탕정에 위치한 5.5세대 AMOLED 라인의 본격 양산체제에 돌입하며 태블릿PC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삼성 측은 올해 5조4000억원을 AMOLED 시설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 용어설명 >
AMOLED:자체적으로 빛을 발하는 디스플레이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라고 한다. 현재 갤럭시S 등 모바일기기 화면에 주로 사용하지만 1~2년 안에 TV에 탑재될 전망이다. AMOLED TV는 LCD TV보다 동영상 응답 속도가 훨씬 빠르고 전력 소모량이 적다.
[매일경제 황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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