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차가운 북해의 불타는 기름 위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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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키아의 자존심이라 여겼던 휴대폰 시장에서의 ‘30%’대 점유율이 무너졌다. 세계 50% 가까운 심비안 모바일 운용체계(OS) 점유율도 37%대로 떨어졌다.

 극한의 공포에 휩싸인 노키아는 11일(현지시각) 경영진 교체를 비롯한 대대적인 쇄신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 3년간 불어닥친 스마트폰 허리케인은 ‘핀란드의 자존심’ 노키아를 가만두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에는 스마트폰이 PC 출하량을 앞지르며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벼랑 끝 노키아=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휴대폰 출하량은 총 16억대로 전년 대비 무려 31.8%나 급증했다. 하지만 노키아는 4억6132만대로 지난 2009년에 비해 고작 4.6% 늘리는 데 그쳤다. 선두를 지키기는 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1년 전 36.4%에서 지난해 28.9%로 7.5%포인트나 급감했다. 삼성전자가 17.6%, LG전자가 7.1%, RIM이 3%, 애플이 2.9%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상위 5대 업체들 가운데 출하량 점유율을 늘린 곳인 스마트폰 업체인 RIM과 애플뿐이었다.

 노키아가 고전하면서 스마트폰 운용체계(OS) 시장도 격변하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의 심비안 OS는 점유율은 37.6%로 추락했다. 여전히 가장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 2009년 46.9%에서 무려 9.3%포인트나 빠진 셈이다.

 반면에 구글 진영의 안드로이드 OS는 지난 2009년 3.9%의 점유율을 작년 22.7%로 끌어올리며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심비안의 출하량을 앞지른 것으로 가트너는 분석했다. RIM OS가 16%, 애플의 iOS가 15.7%로 각각 그 뒤를 이었다. MS의 윈도 모바일 OS는 4.2%의 점유율로 떨어지며 한참 뒤처진 형국이다.

 ◇노키아의 배수진=지난해 노키아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스티븐 엘롭 CEO는 9일(현지시각)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는 차가운 북해의 불타는 기름 플랫폼 위에 서 있다”면서 “생존하기 위해 차가운 얼음 바다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애플과 구글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사이 노키아는 스마트폰 개발 역량에서 뒤처져 있다고도 했다.

 엘롭 CEO는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경영진을 대거 교체하는 등 과감한 인적 쇄신 계획을 11일 런던 투자설명회에서 밝힐 예정이다. 또 그동안 경쟁해왔던 MS 및 구글과 협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플랫폼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려는 움직임이다.

 ◇스마트폰, PC 추월하다=노키아가 이 같은 위기 상황에 내몰린 것은 결국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세가 진원지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100만대로 PC 출하량을 넘어섰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7.2%나 상승한 반면에 이 기간 PC 출하량은 9210만대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260만대로, 3억4620만대의 PC 출하량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IDC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급형 제품들이 대거 등장하며 더욱 외형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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