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자. 혹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가장 어렵고 중요한 마지막 도전 과제.
문자적으로는 게임의 스테이지를 모두 클리어하고 마지막 판에 나오는 최종 보스 몬스터, 혹은 연재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들의 최종 목표가 되는 강적 캐릭터를 말한다.
대전 격투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의 M. 바이슨, 만화 ‘슬램덩크’의 산왕공고 등이 대표적인 끝판왕이다.
이 표현은 압도적인 기량을 가진 스포츠 스타에 대해 쓰기도 한다. 김연아 선수는 피겨 여왕을 넘어 피겨 스케이트계의 ‘끝판왕’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 발매된 피겨 스케이트 게임엔 김연아를 모델로 한 캐릭터가 ‘한국의 절대여왕’이란 별칭의 끝판왕으로 등장했다. 프로게이머 이영호도 막강한 경기력으로 ‘끝판왕’이란 칭호를 얻었다.
끝판왕은 개인이나 기업이 목표 달성을 위해 극복해야 하는 최종적인 과제를 뜻하기도 한다. “한국 게임 기업들이 중국, 동남아 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그래도 끝판왕은 미국이죠” 등의 용례를 들 수 있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나 제품을 뜻하는 ‘종결자’(본지 2010년 12월 24일자 참조)와 유사한 표현이다. 종결자가 단순히 ‘최강의 존재’를 의미한다면 ‘끝판왕’은 도전의 대상이란 뉘앙스를 담고 있다는 점이 차이다.
‘드래곤볼’ ‘북두의 권’ ‘미스터 초밥왕’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 연재 만화들은 주인공들이 매번 새로운 적들을 만나 어려움을 겪다 승리하고 다시 더 강한 적을 만나는 과정을 반복하며 끝판왕에 이르는 이야기 방식을 확립했다.
이 경우 ‘끝판왕’은 목표를 향한 도전과 극복을 거듭하며 성장해 가는 주인공의 꿈과 노력을 상징한다. 독자들은 이런 스토리를 통해 가슴 속에 자리 잡은 성취와 성장의 열망을 자극받으며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물론 ‘드래곤볼’처럼 11년간 연재되며 더 강한 적들이 끝없이 등장하고, 이미 물리친 적들도 부활과 각성을 거듭하게 되면 누가 끝판왕인지 헷갈리게 된다.
* 생활 속 한 마디
A:고양이를 키워보고 싶어요.
B:결혼 안 하고 오래 살면 통장이 생기고, 차가 생기고, 집이 생기고, 마지막에 고양이가 생긴다는데... 골드미스 아이템 끝판왕이죠.
한세희 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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