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 시장에서 한국을 추격 중인 대만의 대표 기업들이 최근 시황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추진한다. 승자독식 구도가 점차 강해지고 있는 환경에서 적극적인 설비 투자 등을 통해 기선을 제압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30일 디지타임스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3위 LCD 업체인 AUO는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설비 투자 확대를 통해 공세적인 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TSMC는 올해 매출액 성장률을 당초 15% 가량에서 20% 이상으로 늘려잡았다. 이를 위해 설비 투자 규모를 78억달러(약 8조6876억원)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가운데 80% 이상을 65·45·28나노 공정의 설비 증설과 20·14나노 공정 개발에 투입키로 했다. 특히 올 들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 패드 시장에서 ARM 칩 기반 솔루션을 앞세워 적지 않은 수혜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로라 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들어서도 통상적인 계절적 비수기보다 수요가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AUO도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작년에 비해 최대 12% 늘린 32억7000만달러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80%는 LCD 등 디스플레이 사업에, 나머지 20%를 태양전지 사업에 각각 투입키로 했다. 올해 LCD 생산 능력을 12~13% 가량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태양전지 사업의 경우 지난해 100억대만달러에 그쳤던 매출액을 올해는 배인 200억대만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AUO는 스마트패드(태블릿PC)와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인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 능력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생산에 들어간 스마트 패드용 터치 LCD 패널의 경우 1분기 중에는 대량 양산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고해상도와 광시야각의 터치스크린 LTPS 패널이다. 현재 중소형 LTPS 패널 생산 능력은 각각 3.5세대(G) 라인에서 투입원판 기준 월 2만장, 4.5G 라인에서 4만5000장이다.
이와 함께 현재 구축중인 3.5G AM OLED 라인도 올 하반기 중에는 양산 가동하기로 했다. 3.5G AM OLED 라인의 생산 능력은 오는 2분기께 70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LCD 시장의 비수기 영향과 가격 약세 탓에 AUO는 올 1분기에도 소폭 영업 손실을 예상했으며, 라인의 평균 가동률이 85%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2011년 설비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