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설마 (사무실에서) 될까 싶었는데, 하다 보니까 등록이 끝났습니다.”
이달 초 정부 온라인재택창업시스템을 통해 사무실에서 법인등록을 마친 울산 소재 모 창업자의 말이다. 지난 2008년에 이어 회사를 두 번째 설립한다는 그는 “이용해 보니 굉장히 편했다”면서 시간뿐만 아니라 비용을 크게 줄였다며 시스템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타트업(Start-Up) 창업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예비창업자들이 창업 과정에서 겪었던 불편을 정부가 나서서 하나하나 해결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와 산하 정책기관들은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일자리의 지속적인 창출을 위해서는 다양한 창업이 이어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인 지원기관이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있는 중소기업청·중소기업진흥공단 공동의 ‘청년창업사관학교’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예비창업자가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을 통해 기술기업 최고경영자(CEO)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예비 스타트업인들이 사관학교에 들어가서 체계적으로 창업 및 사업경영을 위한 교육을 받는다. 경험 부족 또는 막연한 창업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교육을 바탕으로 예비 창업자는 사관학교에서 연구개발을 통해 시제품 개발에 나서며 이를 위해 다양한 지원도 펼쳐진다.
자금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총사업비의 70%까지 연간 최대 1억원 이내에서 자금 지원이 이뤄진다. 총사업비의 70%까지만 지원돼 예비창업자는 나머지 30%를 부담해야 하지만 이 중 25%는 본인 인건비와 설비 등 현물을 인정받을 수 있어 사실상 5%의 현금만 있으면 최대 1억원을 받게 된다. 좋은 아이디어에 현금 358만원만 있으면 정부 지원금 5000만원을 받아 7143만원 규모의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중진공 측의 설명이다.
자금 이외에 창업공간, 창업코칭, 창업교육, 기술지원 등도 받는다. 창업공간은 경기도 안산 원곡동 소재 중소기업연수원이 제공된다. 그리고 창업 전 과정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전문인력을 일대일로 배치하며 전문지식 등을 포함 체계적인 기술창업 교육을 제공받는다. 기술 지원인력으로는 현장에서 중소기업 지원과 애로해결 경험이 많은 석·박사 및 기술사·기술지도사 등 기술전문인력 200명과 이들로 해결 안 되는 부문에 대해서는 분야별 기술경영 전문가 2696명의 네트워크 인력풀도 확보했다. 중진공 측은 제대로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예비창업자에 대해서는 중간에 과감히 퇴교시킨다는 계획이다. 송종호 중진공 이사장은 “좋은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이 있음에도 도전정신 부족과 기술개발 노하우 부재로 창업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발굴해 집중적인 지원을 펼쳐 성공 스타트업 기업인으로 만들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중진공은 선정에서부터 심혈을 기울인다.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선정위원회와 입교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서면·면접 그리고 입교심사를 통해 선정한다. 입교가 확정된 청년 스타트업 CEO와는 협약도 체결한다. 예비창업자에게는 사업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부담을 주는 동시에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는 제대로 책임지고 교육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양대 신용보증기관도 창업 관련 정보와 노하우가 부족한 스타트업기업인들에게 다양한 도움을 준다. 신용이 부족하고 또한 기술기업으로 마땅히 담보가 없는 스타트업 기업인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은 이들 신용보증기관이다. 신보와 기보 두 정부 정책기관은 스타트업인들에게 다양한 창업지원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보는 주요 지역별로 3일간 총 22시간에 걸쳐 ‘창업스쿨’을 운영한다. 교육은 크게 창업이론과 실무 그리고 창업 체계화로 구성된다. 창업이론과 실무는 창업아이템 선정 및 사업타당성 분석에서부터 사업계획 수립, 창업프로세스, 창업자금 조달 전략, 창업 세무회계관리 등으로 이뤄진다. 교육 후에는 사후지원 서비스도 받는다. 무료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창업스쿨 수료생에 대한 카페활동 및 오프라인 모임도 지원, 이들이 서로 지속적으로 정보교류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2년 매해 800~900명이 이 과정을 수료했다. 창업 후 3년이 안 된 초기 스타트업기업에는 경영컨설팅도 무료로 제공한다. 일정한 자격과 전문성을 갖춘 컨설턴트가 고객과의 계약에 의해 고객의 경영 문제들에 대해 진단 및 지도를 펼치게 된다. 신보는 이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한다.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펼치는 것으로 두 차례 평가해 수상자로 선정될 경우, 신보의 창업지원프로그램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신보는 행사 참가자들이 창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창업설명회를 연다. 창업전문가들을 초청해 창업 산업 트렌드 분석과 함께 창업마인드 제고 역할도 한다. 신보가 보유한 창업지원 프로그램 소개도 진행된다.
기보도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창업 전 멘토링, 창업 멘토링 특례보증, 창업 후 멘토링의 3단계로 이뤄져 있다. 창업 전 멘토링은 창업 정보제공에서부터 창업보육시설 입주절차, 계획사업의 사업성 컨설팅, 사업자금 조달방안 등이 주요 내용이다. 창업지원이 결정되면 특례보증으로 초기 사업정착을 위한 운전 및 시설자금으로 최고 1억원의 보증지원이 이뤄진다. 특히 멘토링 프로그램을 거친 창업자에게는 보증료 감면, 보증비율 100% 등 비율 우대, 연대보증인 입보 완화, 기술평가의견 간소화 등의 특별혜택을 제공한다. 마지막 단계로 창업 후 멘토링으로 기보는 창업 직후 애로사항 상담 및 해소방안을 제시하며, 기업 요청 시 전문컨설팅 연계지원 그리고 각종 정책자금과 정부지원제도를 알선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기보는 또한 맞춤형 창업성장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창업 후 5년 이내의 기업을 대상으로 녹색성장창업, 지식기반창업, 이공계챌린저 창업, 40·50창업, 1인 창조기업 등으로 구분해 지원을 펼친다. 이들에 대해서는 보증비율 우대와 함께 보증료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기보 관계자는 “예비창업자가 초기 준비 단계부터 멘토링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해 자금을 조달받아 성공할 수 있도록 패키지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면서 “기술창업의 성공률을 높여 창업투자 손실을 막고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집에서 창업하세요-온라인재택창업시스템
정부는 지난해부터 온라인재택창업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명칭 그대로 집·사무실 등 창업자가 시작하는 곳에서 법인설립 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회사설립에 따른 상호 검색에서부터 4대 사회보험 가입에 이르는 전 과정을 온라인화한 것이 특징이다.
취지는 예비창업자가 서류작성과 각 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 중소기업청, 법원행정처, 행정안전부, 국세청, 4대 사회보험정보연계센터, 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 등 정부와 민간 합동으로 구축했다. 이들이 운영하는 ‘위택스 시스템’(행안부), ‘법인설립등기시스템’(대법원), ‘종합과세시스템’(국세청), ‘4대 사회보험정보연계시스템’(4대 사회보험정보연계센터) 등을 온라인에서 연계해 각 기관을 방문할 필요가 없도록 했다. 특히 사이트에는 회사설립 절차에서부터 첨부서류 작성안내와 회사설립 모의체험 서비스 등을 담아, 처음 법인을 설립하는 창업자의 부담을 덜어줬다. 온라인의 한계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전용 콜센터(1577-5475)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시스템을 이용한 한 창업자는 “절차가 다소 복잡했지만 콜센터와 통화 후에는 모두 해결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시스템을 통해 중복 제출되는 17종의 서류를 포함해 회사 설립 시 필요한 32종의 서류작성 부담을 줄였다고 소개했다. 또 8단계 14일의 복잡한 설립절차를 간소화해 4단계 7일로 회사설립 소요일수를 단축했다고 덧붙였다.
중기청은 올해 추가적인 문제점 개선과 함께 홍보에 적극 나서 예비 스타트업인들이 창업하는데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개통 후 한 번의 서명만으로 정관, 주식발행사항동의서, 주식인수증 등 8종의 서명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했으며, 음성서비스를 제공해 PC 활용이 익숙지 않은 이용자에 대한 편의를 강화했다. 또 국세청 시스템의 수작업 구간의 자동화 및 4대 보험 처리결과 상세화 등을 개선했다. 중기청 측은 현재 뚜렷한 불편사항은 없지만 이용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제시되는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시스템을 이용한 창업자들에 따르면 과거 시스템이 없을 경우에는 법무사 등을 활용해야 해서 법인설립에 많게는 8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으나 시스템을 통할 경우 그 비용이 1만~2만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지난해 시행 10개월여 만에 1000곳을 넘은 가운데 중기청은 올해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이용건수를 3000건으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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