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등 신기술에 투자할 목적으로 설립된 신기술금융사들이 본업은 등한시하고 대출로 수익을 올리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신기술금융업에 등록된 12개 업체의 총 자산 4조5362억원 가운데 신기술금융에는 3756억원이 투입돼 비중이 8.3%에 불과했다. 반면 대출금은 이보다 5배 이상 많은 1조9076억원(42.1%)에 달한다.
통계에 따르면 일진그룹 계열 아이텍인베스트먼트는 총 자산 중 2.1%만을 신기술금융자산에 투자하고 있고, 39.9%는 대출 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다. 기업은행 계열 IBK캐피탈은 신기술금융에 투자하는 자산이 1075억원으로 상대적으로 규모는 크지만 대출 자산(1조7696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신기술금융 투자 비중을 보면 그나마 아주아이비투자(68.7%), 포스텍기술투자(63%), KTB캐피탈(51.8%) 등이 본업에 충실하다.
이처럼 금융사나 일반 기업들이 신기술금융에는 제대로 투자하지 않으면서도 굳이 신기술금융업에 진입하는 것은 다른 금융업에 비해 설립 자체가 용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업은 허가를 받기가 까다롭고, 할부금융업은 지점망 등 기본 인프라스트럭처가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신기술금융업은 이 같은 부담을 피하고도 제도권 금융사를 설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반 기업이나 금융사들이 신기술금융사를 설립해 금융업에 진출하고는 대출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용어
신기술금융 = 장래성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을 운용하는 금융업이다. 본업은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기업 대출에 대한 제한은 따로 없다.
[매일경제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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