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CD사업부가 LCD 핵심 소재인 액정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향후 전자종이(e페이퍼)와 투명 및 대형 광고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 중심으로 M&A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기술기업 위주의 공격적 M&A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삼성전자(대표 최지성)는 네덜란드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 전문기업인 리쿼비스타를 인수했다고 20일 밝혔다. 리쿼비스타 원천기술과 인력 등을 100% 인수하는 형식이지만, 정확한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2006년 필립스에서 분사한 리쿼비스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습윤(EWD:Electro Wetting Display)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전기습윤’은 인가전압에 따라 검정색 오일의 표면장력을 이용해 빛을 차단·투과·반사시키는 원리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검정색 오일이 LCD 패널의 액정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특히 전자종이 시장에서는 전자잉크를 이용한 기존 방식보다 더 진화한 기술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이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전자종이 시장에서 전자잉크 방식과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차세대 반사형 전자종이와 투명 디스플레이는 물론이고 실외에서 뛰어난 시인성을 지닌 반투과형 디스플레이 및 대형 광고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LCD 액정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 기술이라는 점에서 적용 범위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평가다.
EWD는 셀 구조가 단순하고 공정이 간단해 다양한 디스플레이 구동방식에 적용 가능하며 투과율이 LCD의 2배 이상이고, 저주파 구동도 할 수 있어 소비전력이 기존 디스플레이의 10% 정도에 불과한 점이 강점이다. LCD와 유사한 제조공정을 가지고 있어 이미 구축된 LCD 제조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전자종이에 적용할 경우 응답속도가 기존 기술보다 70배 빨라져 기존 전자종이에서 기술적으로 어렵게 여겨지던 컬러 동영상 구현이 가능하다. 리쿼비스타는 그동안 SID 전시회 등을 통해 소형 컬러 디스플레이를 활발히 선보여 왔다.
장원기 삼성전자 사장(LCD사업부장)은 “금번 EWD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대응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며 “다양한 기술 확보를 통해 시장과 고객에게 최적의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M&A 등에 사용될 자본투자 금액을 사상 최대인 1조1000억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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