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새로운 10년을 비장한 각오로 준비 중이다. 대기업 총수들은 2011년 벽두부터 앞다퉈 2020년을 향한 포부와 다짐을 밝히고 나섰다. 재계 전체에 `새롭게 뛰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3일 신년하례식 때 "올해는 투자와 고용을 작년보다 더 많이, 크게 할 생각이다. 올해는 미래 산업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사라질 것이라고 선언한 이 회장이 이번에는 신성장 동력을 위한 과감한 베팅에 나선 것이다. 구본무 LG 회장도 지난 14일 글로벌CEO 전략회의 때 "치열함(승부 근성), 사업 감각을 갖춘 차세대 리더 500여 명을 육성해 미래에 대비하자"고 독려했다. 17일 매일경제신문 조사 결과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2020년에는 지금 매출의 3배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다. 특히 10대 그룹은 2009년 714조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2020년에는 2000조원을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매출은 2000년(공정위 집계) 374조원이었는데 지난 10년 새 두 배로 늘었다.
그런데 앞으로 10년 동안은 지난 10년에 비해 1.5배 속도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영위하는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원이 되고, 브랜드 가치 1등이 되겠다고 선언한 기업도 많았다. 아울러 향후 10년은 경영 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보고 신성장 동력을 확충해 사업 구조를 미래형으로 바꾸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산업 영토를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로 확대하겠다는 시장 전략도 마련했다. 재계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연매출 4000억달러(450조원)를 달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매출 실적(153조원)에 비해 3배가량 덩치를 키워 글로벌 10위 안에 들겠다는 것이다.
SK그룹은 2020년까지 세계 각 지역에 매출 100조원의 회사를 여러 개 만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자동차 철강에 이어 건설을 그룹의 미래 3대 핵심 성장축으로 삼았다. 2009년 매출 9조3000억원인 현대건설은 2020년 매출 55조원, 수주 120조원을 올리는 기업이 되기로 했다.
LG는 `일등 LG` 건설을 목표로 주요 사업 부문에서 글로벌 넘버원을 선언했다. 롯데그룹은 2018년에는 지난해 매출(약 61조원)의 3배가 넘는 연매출 200조원을 겨냥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2020년 매출 200조원 달성이 목표다. 이 같은 비전이 실현되면 10대 그룹의 2020년 매출은 지금의 3배인 20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재계 지형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삼성을 비롯한 많은 대기업에서 지난달 창업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앞으로 그룹 계열분리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도 예상된다.
많은 대기업이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녹색산업, 2차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바이오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나선 만큼 이 부분의 산업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 영토는 전 세계로 확대된다. 이미 진출해 있는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에서의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이고 중남미 아프리카 등 미개척 지역에도 산업 거점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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