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동료·상사와의 하루 하루가 힘들지 않습니까? 창업하면 함께할 사람을 여러분이 직접 고르게 됩니다. 그게 아~주 신납니다.”
지난해 12월 전자신문이 개최한 스타트업포럼에 연사로 참석한 구글 출신 찰스 허드슨 시리어스 비즈니스 부사장이 창업자에게는 ‘즐거움(Fun)’이 있다며 던진 말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수많은 예비창업자들이 공감하며 웃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의 말대로 창업은 신나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실패하면 어쩌지?’ ‘자금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사람은 제대로 구할 수 있을까?’ ‘연대보증을 서야 하고 그러다 자칫 신용불량자가 되며 어쩌나?’ 여기에 창업을 위해서는 부모님을 설득해야 하는 부담까지 져야 한다. 너무나 많은 고민과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시작부터 힘이 빠진다. 쉽사리 포기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창업을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전자신문은 올 한 해 이런 인식을 ‘확’ 바꾸려 한다. 국가고시를 패스하거나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만이 성공이라는 인식을 대전환하려 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로 창업해 성공하면 그 이상으로 더 빨리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래서 야심차게 마련한 것이 ‘스타트업이 희망이다’란 기획물이다.
이번 기획은 지난 한 해 동안 펼쳤던 ‘벤처 대항해’의 연장선상에 있다. 1년간 6~7명의 기자들이 기사를 짜내면서 고심한 결과, 벤처에선 선순환 생태계가 있고 이의 핵심은 스타트업(Start-Up)에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지속적으로 스타트업이 탄생하지 않으면 생태계는 단절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서 우리의 미래가 있고 꿈이 있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이민화 KAIST 교수는 “올해 우리나라가 창업 신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분위기가 좋다. 올해 전자신문 신년 기획에서 강조한 것은 ‘스마트 빅뱅’이다. 쉽게 말해 스마트 혁명과 함께 커다란 변화의 조류가 몰려온다. 이는 모두에게 기회다. 기존에 잘 나가던 기업들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위기가 된다. 반면에 소비자에게 제대로 어필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모든 창업자가 성공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옳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해 한 회의에서 “도전정신이 많이 줄었다. 도전해서 실패하는 것이 두렵고, 실패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지 젊은이들이 확신을 갖지 못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후 제도적으로 커다란 변화가 많이 있었다. ‘청년 기술·지식창업 지원대책’이 발표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필두로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전자신문도 드러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확실히 지적을 할 것이다.
최근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창업의 족쇄라고 까지 표현되는 연대보증제도가 크게 변화했다. 기술성에 대한 검증을 통과할 경우 추가 금리 부담을 지는 대신 연대보증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다. 족쇄를 차지 않고 자금을 받아 창업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조만간 ‘청년창업사관학교’도 개설된다. 전문인력이 일대일 지도로 창업 전 분야를 가르친다. 총사업비의 5%만 있으면 최대 1억원까지 단계별로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이뿐만 아니다. ‘명품벤처론’으로 벤처업계에 회사가 보유한 기술을 다시 돌아보게 한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이 주도하는 ‘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곧 출범한다. 청년들에게 기업가정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우게 되고 이를 통해 이들이 창업을 자연스럽게 바라보게 한다. 거의 죽어버린 엔젤 투자자들도 살린다. 정부가 모태펀드 지원으로 엔젤투자 전용펀드를 만든다. 벤처캐피털들이 그들의 자금회수(Exit) 특성상 성장·성숙기 벤처기업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여건 때문이다. 자칫 간과될 수 있는 스타트업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래도 창업은 겁나고 무섭다. 실패하면 투입한 돈 모두를 날린다. 그렇다면 남들보다 더 고민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면 된다. 큰돈 들이지 않고 사업할 수 있는 그런 아이디어를 말한다. 스마트폰 게임 ‘두들 점프’로 대박을 터뜨린 이고르 푸세냑 리마 스카이 CEO는 “컴퓨터는 이미 있었고 아이폰 라이선스 등록비 100달러 정도를 썼다. 100달러가 아마 리스크의 전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가 변한 것이다. 미국의 성공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제프 클라비어 소프트텍 VC 파트너는 “제로(0)는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수만, 수십만달러의 창업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저렴한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환경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마케팅 도구들이 등장한 결과다.
성공한 벤처사업가들은 ‘실패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런 정신자세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이유를 댄다. 명성이 자자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CEO 자신의 자금을 대거 쏟아붓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런 CEO에게서는 의욕과 열정을 찾아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창업해서 쉽게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또한 최근 기술 트렌드에 잘 편승하면 성공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이들이 많이 창업하면 그만큼 우리 사회가 더 빠르게 그리고 건강하게 성숙된다. 우리는 자질이 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이를 입증했다. 무엇보다 정부는 언제나 뒤에서 밀어줄 준비가 돼 있다.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꿈꾸고 그리고 그들이 창업해 당당히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전자신문은 올 한 해 많은 청년 창업 활성화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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