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PC 시장이 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 최근 새롭게 등장한 소비자 가전 제품에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지난 4분기 스마트패드·게임기 등에 밀려 출하량이 기대 이하로 저조했다. 상위권 PC 업체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중국 레노버는 방대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크게 약진하는 추세다.
12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총 935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당초 가트너의 성장률 전망치 4.8%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미카코 기타가와 애널리스트는 “지난 쇼핑 시즌 PC 시장은 미디어 태블릿과 게임 콘솔 등과 경쟁하는 양상이 뚜렷했다”면서 “하지만 경기 호전에 따른 PC 교체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전체로는 출하량이 두자릿수대의 회복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한 해 전 세계 PC 출하량은 총 3억5000만여대로 지난 2009년 3억800만여대에 비해 1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HP가 1758만여대의 출하량으로 18.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역시 선두를 유지했다. 에이서가 1185만여대, 델이 1080만여대, 레노버가 948만여대, 도시바가 534만여대를 각각 기록하면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상위 5대 PC 업체들 중 HP·에이서 등 1, 2위 업체들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줄어든 반면, 3~5위 업체들은 상승했다. 특히 중국 레노버는 지난 2009년 4분기에 비해 점유율을 무려 1.5%포인트나 끌어올리며 상위 5대 업체들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레노버는 출하량 점유율을 1.7%포인트나 상승시켰다.
지역별로는 미국 PC 시장의 약세가 뚜렷했다. 지난 4분기 미국의 PC 출하량은 총 1910만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HP가 30% 가까운 점유율로 선두를 달렸지만 상위 5대 업체들 중 출하량을 늘린 곳은 도시바와 애플 정도였다. 나머지 유럽·아시아·중남미·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는 모두 PC 출하량이 지난 2009년 같은 기간에 비해 성장세를 기록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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