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가 바꾼 `젊은이들의 거리`

 11일 오후 6시 30분, 평일 저녁임을 감안하면 손님으로 가득차기엔 이른 시간이지만 서울 논현동의 이자카야 ‘사쿠라’는 이례적으로 모든 자리가 손님으로 가득 찼다. 아르바이트 직원은 눈코 뜰새가 없었고, 주방은 손이 안보이게 바쁘게 돌아갔다.

 이 가게의 주력 메뉴는 전복회, 비싼 가격 탓에 손님의 연령이 지긋한 편이지만 이날은 20대에서 30대 초반이 대세를 이뤘다. 아들의 공통점은 모두 소셜커머스 이용자다. 한가한 시간인데도 고가의 전복회 전문점이 대박을 내는 이유는 소셜커머스 덕분이다.

 소셜커머스 시장이 생긴 지 약 8개월. 일정 인원이 모이면 가격이 파격적으로 떨어지는 소셜커머스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퍼졌고 이들의 생활패턴마저 바꿔놓았다. 홍보 기회가 없었던 소상인들은 이름을 확실히 알리고 지속적인 마케팅 발판을 마련했다.

 대학생 고 모씨는 “평소에 비싸서 먹지 못했던 음식이 (소셜커머스에) 올라왔기에 남자친구랑 몸보신하려고 냉큼 구입했어요. 소셜커머스를 안 뒤로 데이트 비용도 절감되고 비싸서 못 갔던 곳도 부담 없이 가게 돼서 좋아요.”라고 소셜커머스 예찬론을 펼쳤다. 고 씨는 시내에서 모임을 할 때 소셜커머스를 한 번쯤 찾아보는 것은 상식이며 별 일이 없어도 매일 소셜커머스에 들어가 체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대나 강남 등 젊은이들의 거리에 위치한 음식점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소셜커머스 업체 이름을 써놓은 화이트보드를 심심치 않게 발견한다. 소셜커머스 고객들의 예약을 받기 위한 게시판이다.

 앞서 말한 논현동 이자카야 사쿠라에 걸린 게시판에는 이미 9개 팀의 예약 내역이 적혀 있었다. 이 업체는 위치적으로 논현동 골목 구석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동안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소셜커머스 노출 이후 물밀 듯한 예약 전화에 일손이 부족할 지경이다.

 홍대에서 영업 중인 돈까스집 ‘하나 돈부리’의 경우, 손님 10명 중 7명이 소셜커머스 손님이라고 전했다. 일주일 전 모 소셜커머스를 통해 쿠폰을 판매한 이 업체는 “손님이 갑자기 몰려서 정신없이 바빴다”며 “매출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 돈부리는 소셜커머스에서 하루 만에 약 2300개의 쿠폰을 팔았다. 개당 9900원이니 하루에 무려 2277만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소셜커머스 열풍은 단지 먹을거리에 그치지 않는다. 미용이나 공연 등 젊은이들이 관심을 갖는 업종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엔 계절 특성을 반영, 스키장 패키지 상품까지 등장했다.

 송파구에 위치한 모 에스테틱 샵은 평일 예약손님 10명 중 9명이 소셜커머스 쿠폰 족이다. 이 업체는 기존의 손님을 주말 예약으로 우선 받은 뒤 나머지 스케줄을 소셜커머스 손님으로 배치했다. 시간 스케줄에서 다소 불리한데도 불구하고 예약이 꽉차, 당장 예약해도 3주 후에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셜커머스로 상품을 판 업체들은 “인터넷 검색광고보다 확실히 효과가 있다. 딸에게 쿠폰을 선물 받아서 오는 고객도 있고 쿠폰 10장을 한꺼번에 결제해서 회원권처럼 쓰시는 분도 있고 고객 유형이 다양한 편이다. 서비스에 만족한 분 중에는 회원으로 결제한 분도 꽤 된다”고 입을 모았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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