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국립수산과학원, 국립환경과학원 3개 공공기관은 지난해 11월 공공기관 최초로 가상화 방식의 망 분리(업무망과 인터넷망 분리) 사업에 나섰다. 한 사람이 업무용과 인터넷용으로 PC를 두 대 이용하던 기존 ‘1인 2PC’ 방식보다 예산은 물론이고 자원을 30%가량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었다.
하지만 사업 시작 불과 2개월여 만에 모바일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선택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다양한 가상화 기술 가운데 유독 모바일기기와 호환성이 떨어지는 ‘PC 운용체계(OS) 가상화’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국가 정보화 사업에 이 같은 ‘모바일 지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PC)의 빠른 보급으로 정보화 이용환경이 PC 중심에서 모바일기기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지만, 정보화 프로젝트가 이를 염두에 두지 않고 기존 PC 환경에 맞춰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 업체 한 대표는 “OS 가상화 방식으로 진행하면 현재 PC 가상화와 별도로 나중에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가상화를 위해 새로운 사업을 발주해야 하는 등 중복투자가 불가피하다”며 “처음부터 서버 기반의 프레젠테이션 가상화 방식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을 고려했으면 PC,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의 호환성을 확보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OS 가상화 방식을 모바일기기에 적용할 경우 안드로이드, iOS, 리눅스 등 다양한 OS에 맞춰 최적화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엔지니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모바일 정부 구현도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을 정도로 더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700만명을 돌파했지만 이용 가능한 모바일 민원서비스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정부는 크게 △공공·민원정보 제공 △민원서비스 △모바일 행정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정부가 구현한 서비스는 1단계인 정보제공 수준에 머물러 있다. 모바일 민원이나 행정 서비스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보안문제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올 1분기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실제 서비스 구현은 연말쯤 가능할 전망이다.
정보화 담당 공무원들도 빠른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심덕섭 행안부 정보화기획관은 “기술 변화속도가 너무 빨라 요즘은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종종 딜레마에 빠진다”며 “가령 기존의 PC와 인터넷 인프라로 구축된 정보화마을도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확산으로 더 이상 신규 구축이 무의미해진 것이 아니냐는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국가 표준에 맞춘 모바일 정보화 대응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국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모바일 환경변화에 맞춰 기존 정보화 프로젝트를 꼼꼼하게 점검하는 자세가 중요하지만 모바일이라는 유행에 휩쓸려 사전에 충분한 검토나 표준화 없이 중구난방으로 사업을 진행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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