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업데이트` 시대

 산업계를 달굴 키워드를 꼽으라면 ‘스마트’를 빼 놓을 수 없다. 스마트폰에서 스마트TV·스마트패드·스마트카, 최근에 스마트 가전까지 모든 제품에 단골로 붙는 수식어가 스마트다. 이뿐 아니다. 스마트 그리드·스마트시티·스마트워크까지 생활과 업무를 포함해 각 분야에서 지금과 다르게 더 효율적인 상태를 표현할 때 쓰인다. 같은 제품이라도 스마트라는 단어 하나만 붙이면 확 달라진 느낌을 풍긴다.

 TV를 보자. 지금까지 TV는 편하긴 한데 사람을 좀 멍하게 만드는 제품이라는 이미지였다. ‘바보상자’, 더 심하게 말하면 멍텅구리 전자 제품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그러나 스마트라는 단어와 만나면서 ‘180도’ 변신에 성공했다. 도대체 TV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스마트TV와 일반TV는 사전적 TV 정의까지 바꿀 정도로 완전히 다른 제품일까.

 스마트는 한 마디로 똑똑하다는 뜻이다. 최소한 사람에게는 그렇다. 제품 측면에서 똑똑하다는 건 사실 무슨 의미인지 명확하게 와 닿지 않는다. 스마트TV는 컴퓨터처럼 네트워크와 맞물리면서 지금과 확실히 달라진다. 단순히 방송국에서 보내 주는 프로그램만 보는 게 아니라 ‘앱’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PC처럼 TV로 인터넷 서핑을 즐기고 휴대폰처럼 안방에서 TV로 통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좋아졌다는 건 맞는데 똑 떨어지진 않는다. 기능이 나아졌다는 건지, 사람처럼 똑똑해져 시청자를 편하게 해 준다는 것인지 언뜻 구분이 안 간다.

 개인적으로 스마트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업데이트’다. 스마트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은 업데이트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프트웨어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업데이트는 제품 구입 후에도 언제든지 불편한 점을 개선할 수 있음을 뜻한다.

 다시 TV로 돌아가보자. 스마트TV는 지금처럼 한 번 사면 끝나는 게 아니라 수시로 TV하드웨어 성능과 사용하기 편하도록 소프트웨어 기능을 개선한다. 이전과 다른 제품이다. 문제는 소비자다. 똑똑한 제품을 다루는 소비자는 좀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한 제품을 위해서는 소비자도 그만큼 똑똑해져야 한다.

 강병준 생활가전팀장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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