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입력장치 시장의 세대 교체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풀터치, 풀 브라우징 입력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입력장치인 터치스크린, 옵티컬트랙패드(OTP)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터치스크린에 햅틱 기능을 지원하는 리니어 진동 모터 수요도 급증했다. 반면 전통 모바일 입력장치 부문인 키패드, 트랙볼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힌지 및 케이스 업체들도 휴대폰 디자인의 변화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터치스크린 업체들은 풀터치, 풀 브라우징 입력장치 시장의 급성장으로 불과 2년 만에 5~7배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멜파스, 이엘케이는 2008년 300억원대 매출에서 지난해 연 매출 2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터치스크린 시장의 급성장으로 햅틱 기능을 지원하는 리니어 진동모터 시장도 급성장했다. 삼성전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리니어 진동모터는 국내외 휴대폰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최근 블루콤, 예일전자 등 국내 중소기업들도 리니어 진동모터 원천 기술을 확보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마우스 형태의 입력장치로 풀 브라우징을 지원하는 트랙볼도 광학 방식의 옵티컬트랙패드(OTP)로 대체되고 있다. 국내 업체 크루셜텍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OTP는 모바일 마우스 모델 제품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RIM에 독점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삼성, LG 등 국내 휴대폰 업체는 물론 HTC 등 대만 휴대폰 업체도 OTP 적용 모델수를 점차 늘리고 있다. 중국 및 대만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트랙볼은 일부 저가 휴대폰 모델에 채택되면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크루셜텍은 지난 2008년 425억원 매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00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키패드, 쿼티 자판 등을 생산하는 전통 모바일 입력장치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키패드는 저가 휴대폰 시장을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쿼티 자판은 일부 스마트폰 모델에 채택되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 업체 중 쿼티 자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노키아조차 모델수를 줄이고 있다. DK유아이엘, 미성포리테크 등 국내 키패드 업체들은 터치스크린이 본격 등장한 2008년 이후 매년 20% 내외의 매출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성도 악화돼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서원인텍도 매출 정체와 수익성 하락을 겪고 있다.
케이스, 힌지 업체들도 풀터치, 풀 브라우징 입력장치 등장으로 타격을 받았다. 풀터치형 휴대폰 디자인은 폴더 및 슬라이드 방식에 비해 판매 가격이 낮다. 폴더나 슬라이드 디자인이 2~3개의 케이스를 제조해 힌지로 연결하는 것과 달리 풀터치 바(Bar) 타입은 단 1개의 케이스만 제조하면 된다. 케이스 및 힌지를 제조하는 쉘라인, KH바텍 등 업체들은 지난해 대폭적인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쉘라인은 지난해 매출 하락과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노키아의 국내 협력사 중 유일하게 전략 업체인 KH바텍도 지난해 매출 급락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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