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수술로봇 국산화 `급물살`

 사람의 손을 대신해 수술을 척척 해내는 의료용 수술로봇 분야에 국내 로봇업체의 도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외산 일색이던 의료용 로봇시장에도 국산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의료용 수술로봇을 개발하는 곳은 큐렉소(대표 이경훈)와 이턴(대표 김종인)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공급계약을 맺거나 임상실험을 앞두는 등 국산 수술로봇의 활용도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큐렉소는 지난달 박애병원과 20억원 규모의 인공관절 수술로봇 ‘로보닥’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로보닥은 정형외과에서 관절수술에 이용되는 수술로봇이다. 미국 FDA와 한국식약청에서 안정성을 승인받은 가장 진보한 형태의 완전 자동로봇이다.

 기존의 수술은 의사의 경험에 의존했다면 로보닥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더욱 정교해졌다. 수술 전 환자의 뼈를 CT로 촬영하면 로보닥이 3차원 입체영상으로 이를 재구성한다. 의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수술계획을 세우고 모의수술도 할 수 있어 수술 위험성을 크게 낮췄다. 큐렉소는 박애병원에 로봇을 공급한 데 이어 미국 자회사를 통한 현지시장 진출, 기존 미국의 마코플레스티가 장악한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 방침이다.

 이턴은 복강경 수술로봇을 국산화해 올 상반기에 임상실험에 나선다. 복강경 수술은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내시경으로 배 안을 들여다보면서 하는 수술이다. 로봇 수술은 정밀도가 높고 세균에 의한 감염 위험성도 줄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비싼 비용은 부담요인이다. 복강경 수술로봇은 지금까지 미국 아이에스(IS)가 개발한 ‘다빈치’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이턴은 다빈치와 성능은 유사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춰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수술범위도 갑상선암·전립선암·위암·대장암·자궁암 등 다빈치와 동일하다.

 이턴 측은 “우리가 개발하는 복강경 수술 로봇은 크기도 다빈치에 비해 80%가량에 불과해 수술방에 최적화할 수 있고 로봇팔끼리 부딪히는 수술기구간 간섭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기계당 연간 2억원 안팎의 유지보수와 소모품 비용이 소요되는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의료용 로봇시장은 다빈치가 2009년에만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만큼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하고 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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