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핫이슈]<6>과기 거버넌스 재편-`태풍의 핵` 출연연

 오는 3월 28일께로 예정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의 출범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거버넌스 개편이 과학기술계의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6일 과학기술계 및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이달 말 최종안 마련을 목표로 가동 중인 ‘출연연 선진화추진 기획단’이 출연연 개편 방향에 대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지만 최종 결론은 아직 못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알려진 큰 흐름은 대략 세 가지다.

 우선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국과위로의 대이동이다. 기초기술연구회 및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26개 출연연구기관 전체를 국과위 산하로 옮겨 범부처적인 R&D를 수행하도록 하는 기틀을 다지자는 주장이 있다.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장을 지낸 안종석 책임연구원은 “당정협의를 통해 일단 큰 그림은 그려졌다고 본다”며 “국과위라는 틀에 일단 들어가 출연연의 여론을 적극 수렴하면서 향방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출연연이 국과위로 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출연연선진화추진기획단이 2월 임시국회로 관련 법안을 넘기기 위해서는 이달 내로 안을 조정해 만들어 내야 하지만, 과연 출연연을 국과위로 통째로 넘긴다는 데 동의하겠냐는 것. 항공우주연구원 및 원자력연구원은 교육과학기술부, 생산기술연구원과 ETRI는 지식경제부, 건설기술연구원이나 한국식품연구원 등은 해당 부처로 보내고 나머지 10~12개의 출연연으로 국과위를 구성하는 방안도 신빙성 있게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이 방안은 출연연을 내놓고 싶어 하지 않는 교과부와 지경부의 타협안으로 대두됐다.

 출연연 관계자는 “출연연 R&D 1년 예산을 대략 3조원이라고 볼 때 항우연과 원자력연, 생기원과 ETRI가 각각 8000억원씩 1조6000억원을 쓰고 있는데, 그렇게 보면 노른자를 뺀 국과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현 체제 고수가 있다. 현재 상태에서 올해를 넘긴다면 대통령 선거를 앞둔 내년에는 유야무야되기가 십상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입장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 측과 출연연 관련 법의 추가적인 처리 지연, 출연연 연구원들의 반발 등으로 인해 다시 해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출연연발전민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온 손진훈 충남대 교수는 “어떤 시나리오가 됐든 현재상태로 출연연이 정체한다면 공멸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라며 “출연연이 새로 출발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시대에 맞는 정체성과 패러다임에 변화를 줄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또 “국과위 관련 법 내용에 출연연과 관련한 규정을 명확히 하고, 출연연 관련법도 손질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일부 허점이 보이는 것이 아쉽다”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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