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값은 계속 오르고, 지구는 온난화에 신음한다, 지금 지구촌 최고의 이슈는 환경이다. 이슈 정도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이다. 자동차 업계는 적은 기름으로 많이 달리는 차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름 1리터로 얼마나 달리면 많이 달리는 걸까? 연비가 20㎞/ℓ가 넘는 자동차들을 만나 봤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차들 중 기름을 가장 적게 먹는 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명사인 도요타 프리우스다. 프리우스는 휘발유 1리터로 무려 29.2㎞를 달릴 수 있다. 3세대에 이른 지금의 프리우스는 99마력을 내는 1.8리터 휘발유 엔진에다 82마력을 내는 전기 모터를 더해 총 시스템 출력 136마력을 발휘한다. 단순히 연비만 좋은 차에서 운전 재미도 놓치지 않은 차로 성장했다.
기름을 적게 먹는 기술의 핵심은 남는 에너지를 최대한 많이 전기로 만들어 축적해 뒀다가 수시로 기름 대신 전기를 사용해서 기름을 적게 쓰고도 잘 달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EV 모드에서는 기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전기 모터의 힘만으로, 시속 40㎞ 속도로 약 1~2㎞정도 주행이 가능하다. 또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로는 혼다 인사이트와 시빅 하이브리드가 휘발유 1리터로 23㎞를 주행한다.
하이브리드 모델 다음으로 기름을 적게 먹는 주인공은 디젤 차량이다. 지난 5일 국내 판매를 시작한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은 105마력 1.6리터 디젤에 최신 블루모션 기술을 적용해 경유 1리터로 21.9㎞를 달릴 수 있다. 디젤 엔진이 휘발유 엔진에 비해 약 30% 가량 연비가 더 좋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블루모션 기술은 공기 저항을 줄이고, 무게를 가볍게 하고, 남는 에너지를 전기로 비축하고, 차가 정지할 땐 자동으로 시동을 꺼 주는 등의 노력을 더해 연비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렸다.
연비가 뛰어난 또 다른 수입 디젤차로는 경유 1리터로 21.2㎞를 달릴 수 있는 푸조 308MCP가 있다. 공인연비는 21.2㎞/ℓ이지만 운전자가 최적의 경제 운전을 할 경우 국내에서도 무려 41.6㎞/ℓ를 달린 기록이 있다. 308MCP는 112마력의 효율 좋은 디젤 엔진과 함께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 반자동 변속기인 MCP가 더해져 이처럼 뛰어난 연비를 기록하게 되었다.
국산차 중에서는 경차와 소형 디젤 승용차들 중 수동변속기 모델에서만 20㎞/ℓ가 넘는 연비를 만날 수 있다. 기아 모닝은 1리터 72마력 엔진과 수동 5단 변속기를 조합하면 연비가 21.2㎞/ℓ에 이른다. GM대우 마티즈는 1리터 70마력 엔진과 역시 수동 5단 변속기로 21㎞/ℓ를 달성했다.
디젤 모델로는 기아 프라이드 1.5 VGT가 112마력 1.5 디젤 엔진과 수동 5단 변속기를 조합해 경유 1리터로 22㎞를 달릴 수 있으며, 현대 클릭 1.5 VGT는 같은 엔진과 변속기로 20.1㎞/ℓ 연비를 낸다. 현대 i30 1.6 VGT는 117마력 1.6 디젤 엔진과 수동 5단 변속기로 연비는 20.5㎞/ℓ다.
박기돈 기자 nodikar@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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