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뉴욕시 한 호텔에서는 미국 가전기업들이 모여 ‘시카고뮤직쇼’라는 전시회의 부대행사로 조그만 전시회를 개최했다. 200여개의 기업이 부스를 마련하고 1만 7500여명이 관람했다고 기록돼 있는 그 전시회가 CES(Consumer Electronic Show)의 시작이었다.
매년 2000여개의 기업이 부스를 마련하고 10만명 이상이 참관하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로 성장한 CES지만 항상 성공가도를 달려온 것 만은 아니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는 PC 산업 위세에 밀려 컴덱스에 세계 최대라는 왕좌를 내주기도 했다. 게임전시회인 E3쇼와 개최기간이 겹친 지난 95년에는 서머 CES가 참가기업이 너무 적어 취소되기도 했다. 이때부터 주최 측은 매년 두 차례 개최하던 CES를 겨울 한차례에만 개최키로 하고 라스베이거스 행사에 집중했다. 지난 2001년에는 컴덱스에 집중해온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회장을 기조연설자로 섭외, X박스 론칭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전시회 참여를 주저했던 PC관련 업체들을 전시회에 끌어들였다. 지난 2003년 경쟁 전시회였던 컴덱스가 무너지자 CES는 날개를 달게 된다. 컴덱스가 몰락하자 세계적인 기업들은 CES에 집중했고 매년 참가기업과 참관객이 늘어났다. 쇼 형식을 가미한 명사들의 현란한 기조연설, 세계적인 기업들의 화려한 신제품 전시, 세계 최대의 가전시장인 북미 시장에서의 개최라는 매력을 갖고 있는 CES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위세를 떨칠 듯 싶다. 수많은 호텔이 몰려 있고 도박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개최지 라스베이거스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CES는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우선 전 세계 가전 제품 제조와 소비의 중심이 북미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바뀌면서 북미 시장의 중요성이 예전만큼 못하다. 행사가 매년 확대되면서 이 행사에 참석하는 기업들이나 참관객들의 불만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매년 큰폭으로 인상되는 부스료, 평소의 5배에 달하는 숙박료, 까다로운 입국심사도 불만거리다. 전시회도 흥망성쇠를 거듭한다. 한때 최고 권위를 자랑했던 컴덱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세계 최대의 전시회였던 세빗 전시회도 예전의 명성을 못찾고 있다. CES는 이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인가.
유형준 반도체디스플레이팀장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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