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출력 LED 개발로 `넛 크래커` 탈출하라

 ‘발광다이오드(LED), 넛 그래커(Nut Cracker)에서 탈출하라’

 LED 업계가 TV용 LED 개발에 천착하면서 조명용 고가 시장은 미국·일본에, 휴대폰용 저가 시장은 대만에 밀리는 이른바 ‘넛 크래커’ 현상이 고착화됐다. 주 생산품인 TV용 LED 단가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조명용 LED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TV용 LED 시장에서 국산 업체들의 생산량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수익성이 높은 조명용 분야서는 아직 시장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자신문이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된 고효율 기자재 인증 조명의 LED 원산지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현재 컨버터 외장형 LED 조명 중 구매 시 국가 보조금이 지급되는 고효율 기자재 인증품은 총 92개다. 이 중 30%인 28개 제품만 국산 LED 칩을 사용했다. 나머지 70%는 미국·일본 등 외산 일색이다. 특히 미국 크리 제품이 20개,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이 16개를 차지했다. 서울반도체가 지분 투자한 현대LED 조차도 지난 3일 니치아 제품을 사용해 고효율기자재 인증을 획득했다. 국가 보조금을 지급할수록 외산 LED 칩 업체들 배만 불리는 격이다. 외산 칩 의존 현상은 300여개 제품이 등록된 컨버터 외장형 LED 조명도 마찬가지다.

 조명용 LED 시장이 미국·일본 ‘천하’라면, 저가인 휴대폰용 시장은 대만 업체들이 평정한 지 오래다. 현재 삼성전자 휴대폰 키패드에 장착되는 LED의 60% 안팎이 AOT·에버라이트·에피스타 등 대만 업체들의 칩·패키지다. LG전자도 40% 정도를 대만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용 등 저가 LED 시장을 고스란히 대만 업체에 내준 것은 워낙 가격 경쟁이 치열한 분야인 탓에 국내 업체들이 TV용 시장으로 일제히 옮겨 탔기 때문이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2006년까지만 해도 매출 중 휴대폰용 제품 비중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최근 제품 포트폴리오를 TV용으로 재편하면서 휴대폰용 매출 비중은 2009년 35%, 지난해 17%까지 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LED·LG이노텍 모두 `LED TV` 경기에 따라 실적이 널뛰기를 할 정도로 지금은 휴대폰보다 TV용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루멘스·알티전자 등도 최근에는 TV 등 중대형 LCD용 제품 매출이 가장 크다. 업계 관계자는 “광량이 적은 휴대폰용 LED는 기술 장벽이 낮아 원가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며 “중국·대만 등 후발 업체들의 가격을 따라가기는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향후 LED 조명시장 개화를 대비해 기술장벽이 높은 조명용 고출력(하이-파워) 제품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화권 업체들이 TV 시장까지 유입되면 휴대폰용 LED 시장처럼 ‘레드오션’화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통 소비전력 1와트(W) 이상 제품을 고출력 LED로 구분한다. 필립스전자 김일곤 상무는 “고출력 LED는 방출되는 열량이 많아 방열기술이 핵심”이라며 “이 밖에 형광체·렌즈 등 모든 기술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LED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