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경영노트]민동욱 엠씨넥스 사장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42)이 강조하는 핵심 가치는 ‘비전’과 ‘끈기’다. 카메라모듈 전문업체인 엠씨넥스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8%에 달한다. 정밀 전자부품 시장의 본가인 일본에 역수출하고 있으며, 중국 및 대만에도 상당한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엠씨넥스가 일찍이 해외시장을 공략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민 사장의 비전과 끈기 덕분이다.

 2000년 중반 국내 휴대폰 시장 업황이 나빠지면서 엠씨넥스는 위기에 봉착한다. 민 사장은 해외시장 진출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했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의 임원들이 반대했다. 대기업 계열 카메라모듈 업체들조차 해외시장 진출을 시도하다 실패했는데, 엠씨넥스 같은 중소기업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민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끈질긴 설득을 감행했다. 후발업체로 국내시장에 안주하기 보다는 글로벌 부품 업체로 거듭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처음에는 반대하던 임원들도 민 사장의 열정에 감탄했고, 그를 지지했다. 나중에는 민 사장보다 더 열정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성과를 만들어냈다.

 “독단으로 밀어붙여도 해외 진출은 가능했을 겁니다. 그런데 임직원들의 지지가 없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빨리 가려면 혼자 가도 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죠’ 지루하고 힘든 설득 작업이 반드시 필요했던 겁니다.”

 해외시장 진출은 생각보다 더욱 힘든 일이었다. 국내 업황이 어려워져 재투자가 힘든 상황에서도 중국에 투자를 진행해야만 했다. 2005년 일본에 설립한 법인은 자본 잠식으로 인해 청산해야만 하는 아픔도 겪었다. 중국 베이징에 영업 사무소를 개설했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민 사장을 믿고 열심히 연구개발과 영업에 매진했다. 결국 엠씨넥스는 중국 시장에 자리 잡는데 성공했고, ZTE·지오니·OPPO 등 중국 대형 휴대폰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민 사장이 해외시장 진출과 함께 주력한 것은 시장 다각화다. 특히 자동차 전장용 카메라 시장은 국내 대기업들보다 먼저 뛰어들었다. 2005년부터 자동차 카메라 시장에 주력한 결과,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도 톱5 안에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사업 초창기에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고객사를 확보해야죠. 그러나 이후에는 적절한 타이밍에 제품화를 추진하는 기획력이 중요합니다. 장기적인 계획을 미리 수립하고 기획해야 합니다. 뒤늦게 시장 트렌드에 따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 늦습니다. 전장용 카메라, 노트북 및 ATM 카메라모듈은 사업 초기부터 미리 생각해 놓은 아이템들입니다.”

 엠씨넥스가 획기적인 기획과 빠른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유기적이고 끈끈한 조직력 덕분이다. 민 사장은 화합의 조직문화를 지향한다. 회사에서도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보다는 선·후배 및 동료의 개념을 강조한다. 일반 직원은 물론, 신입사원들도 자주 사장실에 들러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이런 원칙은 중국 직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민 사장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중국 직원들과 자주 어울린다. 춘절·쌍십절 등 주요 명절에는 반드시 중국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신규사업 계획 수립 때도 중국인 직원을 참여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인 중간 관리자를 양성하는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중국인 직원을 일 년에 두 번 국내 본사로 초청해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권위적인 사장보다는 직원들이 신뢰하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직원들과 자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 자연스럽게 비전이 공유되고, 투명 경영이 실천되지 않겠습니까. 무엇보다 사장이 초심을 유지하고, 일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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