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를 잡기위한 삼성·LG·SK 계열 2차전지 제조 대기업의 3파전이 올 한해 뜨겁게 펼쳐질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고객 확보에 앞서있는 LG화학에 맞서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수장교체, 조직 개편 등을 통해 강력히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리튬이온 2차전지는 전기자동차의 핵심 동력원으로 전기차의 확산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분야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2차전지 업체들은 새로운 수장체제로의 전환, 조직개편을 통해 전기차용 배터리 신시장 선점에 뛰어든다. 대기업 3사 가운데 가장 몸이 달아오른 곳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지난해 전기차 주요 고객사를 LG화학에 내주면서 수장이 교체됐다. 지난해 말 취임한 박상진 사장은 그룹의 대표적인 신수종사업인 자동차용 전지사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박 사장은 작년 12월 초 취임사를 통해 “소형전지사업에서 이루어 낸 성공신화를 자동차 분야에서도 실현해 또 한 번의 놀라운 성공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로 전기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 독일 법인장, 글로벌마케팅실 실장, 삼성디지털이미징 부사장 등을 거친 그룹내 해외 마케팅 전문가다. 따라서 박 사장의 새해 주요 성과도 글로벌 자동차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LG화학은 다소 느긋한 편이다.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메이저 기업 GM과 포드, 유럽의 볼보를 고객사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올해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조직의 큰 변화는 없지만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2차전지 사업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LG화학은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대규모 증설이 예정돼 있어 공급 물량 확보를 통한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기차용 2차전지 사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회사 분할을 통해 SK에너지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이 교체됐다. 우선 기존 배터리사업개발부를 사업본부로 격상시켰다. 특히 구자영 대표가 사업본부장을 겸직하면서 국내외 마케팅에 힘이 실리게 됐다. 연구소에도 배터리개발사업부가 별도 조직으로 마련돼 배터리 사업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강화됐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12년까지 충남 서산 산업단지 7만평 부지에 500MWh 규모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이 본격화하면서 현대차 외에 해외 고객사 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내에서도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이 정부지원과제로 1000억원 규모 준중형 전기차 개발 사업을 시행하는 등 국내외에서 전기차 개발이 본격화돼 대기업 3사를 중심으로 한 고객사 확보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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