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퇴출 기업수가 사상 최대로 급증하며, 코스닥 상장 국내기업 수가 1000개를 하회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7일까지 코스닥 상장폐지 업체 수는 74개사로 시장 개설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2월 도입된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 여파로 이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인 2007년과 2008년 상장폐지기업 수는 7곳과 23곳에 불과했다.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 도입 첫해인 지난해 폐지기업은 65곳으로 코스닥 시장 개설 이후 가장 많았으며, 올해 다시 그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들어 상장폐지 74곳 중 실질심사제도에 따라 퇴출 된 곳은 28개사다.
제도 도입 첫 해인 지난해보다 올해 퇴출기업 수가 크게 늘어난 데에는 경기 회복에 따른 금융당국과 검찰의 심사 강화 여파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들어 검찰에서 금융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서 기업들이 자진해서 공시하는 경우가 늘었고 이 영향으로 실질심사 대상 종목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상장폐지 업체가 크게 늘어나면서 2007년 10월 이후 유지됐던 코스닥 국내 상장사 수 1000개대가 무너졌다. 코스닥 상장사는 2007년 말 1021개였으며 2008년 말에는 그 수가 더 늘어 1035개까지 확대됐다. 실질심사제도가 도입된 지난해는 1020개로 다소 줄었으며, 올해 들어 27일 현재 998개사까지 감소했다. 다만 올해 들어 본격화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제도와 중국기업을 중심으로 외국 회사들의 코스닥 상장이 이어지며 전체 상장사 수는 1029개로 지난해(1027개)와 비슷하다. 올해 들어 외국기업과 SPAC 상장사수는 각각 13곳과 18곳이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상장폐지업체 수 증가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벤처 선순환 생태계를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 진입장벽을 낮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특히 과거 2000년 전후 벤처 버블기 적절치 않은 곳이 다수 상장했으며 이들의 퇴출은 시장 건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당연히 퇴출돼야 하는데 안 되는 곳이 있다. 이 때문에 상장사보다 비상장사가 더 좋은 곳이 많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문제 있는 곳은 퇴출시켜 코스닥의 신뢰성을 확보해 기관과 외국인들이 시장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2009년 형식적인 상장폐지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했다. 불성실공시, 회생절차, 허위서류 제출 등 개별적 요건과 상장폐지기준 회피, 횡령·배임, 분식회계 등 종합적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거쳐 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대상으로 확인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대상 확정여부를 검토하고 대상으로 선정 시 15일 이내에 실질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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