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두바이에 ‘21세기 바벨탑’이라 불리는 알버즈 두바이가 완공을 마치고 화려한 개장을 알렸다. 전체 높이 828m에 달하는 건축물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기록된 대만의 타이베이 파이낸스빌딩보다 무려 300m나 높이 하늘을 향해 솟아있다.
대한민국을 비롯하여 많은 국가가 초고층 건물을 건축하고 있거나, 완성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 세계는 왜 하늘과 맞닿는 바벨탑을 세우려고 혈안이 돼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국토가 비좁은 우리나라와 같이 면적 대비 빌딩 활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의도와 자국 또는 자사의 기술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포함돼 있을 것이다.
하늘을 향해 높게 올라가는 건물만큼 건축기술도 그에 맞춰 진보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방대해지는 빌딩의 규모에 맞는 관리 시스템은 아직 건물 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미비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듯싶다. 예를 들어 부르즈 칼리파도 개장 이후 승강기 고장으로 두 달여간 전망대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현대의 건축물은 단순한 주거나 사무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 사용자의 의도에 부합하도록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는 일종의 유기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는 전기와 가스, 수도는 물론이고 온도 및 습도, 공기상태, 탄소배출량 등 건물과 관련된 모든 요소들을 세심하고 꼼꼼하게 관리해야만 가능하다.
이처럼 초고층, 최첨단 건물로 진화하는 빌딩 트렌드를 감안할 때 첫째,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이나 인력 중심으로는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관리를 통합 연동 제어와 중앙제어 기능에 의한 관리를 통해 시스템 최적 운전을 실현하는 것은 필수다. 통합 관리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초기설계 단계부터 개별 시스템의 단위기술 및 운영 요소를 고려해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통합운영관리시스템을 통해 비즈니스 중단 상황에 대한 제반 위험요소를 분석하고, 신속한 복구 대응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둘째, 신재생 에너지, 전기 자동차 충전소,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빌딩에 적용할 수 있는 그린IT를 적용해 에너지 사용량 및 실내 환경 최적화를 위한 그린 빌딩을 구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건물에 산재한 LED조명, 냉난방 시스템, 연료대체, 지열 등 에너지 절감 대상 항목 등에 대한 에너지 관리 현황을 분석하고, 절감할 수 있는 항목을 진단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국내에서도 IT서비스 업체를 중심으로 지능형빌딩시스템(IBS)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며 시장 창출에 적극적이다. 특히, 에너지 소비량과 탄소량 파악 등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저탄소 초고층 빌딩 구현으로 분주하다. 롯데정보통신도 123층 롯데슈퍼타워의 쾌적한 환경과 자동화를 통한 에너지 및 관리비 절감을 위해 앞서 언급된 ESCO(Energy Service Company) 분야, 스마트그리드, 중앙관제 모니터링, 주차관제 등의 최첨단 IBS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훌륭한 하드웨어를 빛나게 하는 것은 내부에서 완벽하게 기능을 수행하는 유기적인 소프트웨어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아름답게 밝히는 마천루의 첨단 기술과 독창적인 디자인에 버금가는 중요한 요소는 체계적이고 완벽한 관리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사상누각이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은 그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최첨단 IBS 기술을 통해 바벨탑이 과거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류 발전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 oks6012@lott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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