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도 발광다이오드(LED) 산업이 크게 성장했지만 시장 팽창에 따른 과실은 ‘상후하박’형으로 분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두 업체들이 상반기 TV용 LED 수요에 힘입어 실적이 급격히 개선된 반면, 중소 업체들은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와 TV용 시장 진입이 늦어져 비교적 수혜를 덜 받은 탓이다.
22일 업계 및 증권사에 따르면 삼성LED·LG이노텍·서울반도체 등 이른바 ‘빅3’ 업체들의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어난 반면, 중소업체들 실적은 예년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LED(대표 김재권)는 지난해 매출 6420억원에서 올해 100% 이상 증가한 1조41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작년 635억원 안팎에서 올해 2742억원까지 수직상승할 전망이다. 비록 3분기 들어 업황이 급격히 나빠졌지만, 여전히 TV용 LED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던 점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LG이노텍(대표 허영호) LED 사업부는 하반기 가동률 저하로 영업이익 측면에서 부진했지만 매출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 LED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2920억원에서 올해 8971억원 내외로 향상됐다는 관측이다. 영업이익 역시 398억원 적자에서 소폭 흑자로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는 최근 실적 전망에서 올해 연간 매출 87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4534억원, 영업이익 441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두배 정도씩 증가한 수준이다.
루멘스(대표 유태경) 역시 사상 처음 매출 2000억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선두그룹 LED 업체들이 이처럼 급격한 성장을 경험한 것과 달리 중소 LED 업체들 실적은 크게 대조됐다.
에피밸리(대표 장훈철) LED 사업부는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260억원으로 2009년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억원 흑자에서 18억원 적자로 급격히 악화됐다. 과거 대비 설비투자가 늘면서 감가상각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최근 가격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TV용 LED 생산 비중을 줄이는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조명용 칩 생산 비중을 80%까지 늘리는 등 실적 회복에 나서고 있다.
루미마이크로(대표 김용원)도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7억원에 비해 증가했지만 여전히 영업이익은 8억원 적자를 기록 중이다. 최근 모회사인 금호전기가 TV용 LED 양산공급을 본격화하면서 내년에 실적이 어느 정도 향상될 지 주목된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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