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이베이에서 디지털 제품을 판매 중인 지트레이드코리아 최기남 대표(37). 그가 유통하는 컴퓨터 모니터와 각종 저장장치, 액정보호필름 등은 현재 세계 80여 개국에서 팔리고 있다. 2008년 이베이에서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판매에 눈을 뜬 그는 올해 매출 20만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개별 소비자에게 판매하다가 입소문이 퍼지면서 그는 이스라엘 싱가포르 태국 러시아 등 6개국 해외 도매상과도 거래를 트는 행운까지 안았다.
#2. 2008년 10월부터 이베이에서 남성, 여성용 패션잡화를 판매하고 있는 손창범 씨(36)도 `이베이 파워셀러`다. 2007년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모자 벨트 등 남녀 잡화를 팔아 쏠쏠한 매출을 올린 손씨는 2008년 금융위기로 매출이 주춤해지자 아예 해외 고객을 타깃으로 하기로 했다. 올 한 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이상 늘어난 35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이를 통해 해외에 제품을 팔아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일명 `이베이 셀러`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옥션, G마켓 등 국내 오픈마켓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과감히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20일 옥션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해외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이베이 CBT(Cross Border Trading) 프로그램을 이용해 국내 판매자들이 올해 올린 매출액은 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00억원 규모가 수출됐으니 올해 150%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베이가 옥션을 인수한 것은 2001년. 하지만 영어로 돼 있는 이베이 관련 규정과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에 이베이에서의 판매는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했다. 또 해외 공급 제품에 대한 시장조사와 영어 상품설명 제작 등 필요한 부분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옥션이 CBT 프로그램을 도입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언어장벽 문제 등을 해결하면서 `이베이셀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일종의 `온라인 수출역군`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에 개설된 카페 `이베이 셀러들의 모임` 회원만 해도 1만4600명이 넘는다. 이 사이트 메인 화면에는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것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떠 있다.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글이다. 이들은 각자의 경험과 애로를 소개하고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베이 셀러`들이 늘어나고, 판매액 역시 증가 추이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이베이 플랫폼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베이는 전 세계 39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진출 국가를 포함해 전 세계 200여 국가의 2억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규모가 큰 시장일 뿐 아니라 겨울 재고상품은 호주 등 남반구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할 수 있어 국내 시즌 상품을 1년 내내 해외에서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홍윤희 옥션 팀장은 "현지에 사업장이 없어도 회원 가입과 간단한 인증 절차만으로 전 세계에 수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옥션은 소상공인의 이베이 진출을 위해 월 3회 이상 정기 사업설명회와 5회 이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는 기존 옥션, G마켓 등 오픈마켓 판매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수출 강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3000여 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이베이 판매지원 사이트(www.ebay.co.kr)에서는 각종 해외 판매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절차인 판매자 계정 만들기부터 수수료 관련 정보, 상품 등록 방법, 상품 관리, 주문 관리 방법 등의 가이드는 물론이고, 이베이의 각종 판매자 정책 변경 사항도 번역해 제공하고 있다. 해외 배송비 지원과 수수료 지원 등 각종 판매비용 지원도 수시로 진행 중이다.
[매일경제 심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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